롯데가 2010년 인수한 지 9년 만에 일본 버거킹 사업을 매각했다. 매년 100억원대 적자를 내며 ‘계륵’으로 전락한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004990)는 지난 4월 버거킹재팬홀딩스의 지분 100%를 한국버거킹 최대주주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에 매각했다. 매각 규모는 약 1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버거킹 재팬 지분 매각은 실적이 좋지 않은 사업체를 정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0년 롯데GRS는 당시 버거킹재팬홀딩스가 안고 있던 약 200억원의 부채를 떠안는 조건으로 100엔에 일본버거킹을 인수했다. 그러나 맥도날드와 일본 토종 버거업체인 모스버거 등에 밀리며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지난해 4월 롯데GRS의 투자부문을 분할 합병한 롯데지주는 일본버거킹 사업을 정리하기로 하고 인수후보를 물색해왔다. 매각 전 일본 버거킹의 총자산은 375억5,800만원이었다. 버거킹 재팬 지분 매각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버거킹재팬홀딩스에 대한 청산 절차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버거킹 재팬을 인수한 AEP는 2022년까지 50억엔을 투자해 점포 수를 현재 100여개에서 300여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일본 버거킹과 달리 한국 버거킹은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AEP로부터 국내 버거킹 운영권을 위임받은 비케이알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4,02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7년보다 6배나 증가한 90여억원을 거뒀다. 이같은 성장은 버거킹이 기존의 ‘프리미엄’ 전략에 더해 ‘가성비’를 강조한 마케팅이 함께 성공을 거두면서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0월 버거킹은 인기 버거세트를 하루 종일 4,900원에 판매하는 ‘올데이킹’을 선보인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했다. 2017년 국내 매장 수 300개를 돌파한 버거킹은 지난해 340개에 이어 올해 8월 현재 360개를 운영하고 있다. 비케이알은 버거킹 실적 호조에 힘입어 매장 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박성규·허세민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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