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정부의 규제개혁 성과에 대한 기업 만족도는 더욱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규제 샌드박스 시행 등에도 불구하고 규제개혁 성과에 불만족하는 기업은 만족하는 기업의 2배에 달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6월 6~7일 리서치 앤 리서치에 의뢰해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기업들의 규제개혁 체감도 지수가 94.1로 지난해(97.2)에 비해 3.1포인트 낮아졌다고 1일 밝혔다. 지수 범위는 0~200으로 100 초과면 만족, 미만이면 불만족이라는 의미다.
특히 규제개혁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기업의 숫자는 만족하는 기업의 두 배에 달했다. 조사 결과 ‘매우 불만족’이라 응답한 기업이 6%, ‘약간 불만족’이라 응답한 기업이 16%로 불만족 기업은 총 22%였다. 반면 ‘매우 만족’은 4.5%, ‘약간 만족’은 7.2%로 만족한다는 기업은 11.7%였다. 불만족-만족 격차는 지난해(1.3%포인트)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한경연은 “올해 기업이 체감할 만한 규제개혁 성과가 미흡하고 정권 초반에 가졌던 기대감이 하락하면서 규제개혁 체감도가 낮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규제개혁 성과에 불만족한 103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보이지 않는 규제 해결 미흡(36.9%) △핵심규제 개선 미흡(20.4%) △공무원의 규제개혁 마인드 불변(14.6%) △규제 신설·강화 등이 이유로 꼽혔다. 규제로 인해 투자계획이 무산되거나 지체된 적이 있는 기업은 37개(7.4%), 신산업 진출에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41개(8.2%)로 조사됐다. 시장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기술규제(34.1%), 시설규제(24.4%) 등이 신산업 진출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규제개혁 성과 전망은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30.6%로 긍정적(15.6%) 답변보다 많았다. 지난해 긍정적(32%) 답변이 부정적(10.6%) 답변을 크게 앞선 것과 대조적이다. 가장 큰 이유로는 경제민주화와 반기업정서 등에 관한 우려(21.2%)가 꼽혔다. 규제개혁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노동(43.2%·복수응답 기준)과 대기업(40.6%), 환경 및 에너지(25.4%) 분야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규제개혁 체감도는 대체로 정권 초기에 높다가 하락하는 만큼 추진 동력을 잃지 않기 위한 지속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규제 샌드박스, 규제자유특구 등에서 가시적 성과가 조속히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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