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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 8월 취업자 45만명↑…부총리는 "고무적", 차관은 "아쉽다"

나란히 페이스북 포스팅한 홍남기 부총리,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洪 "매우 고무적이며 의미 있는 변화와 추세"

金 "가장 아쉬운 부분은 유일하게 고용률이 하락한 40대 고용사정. 제조업 경기가 더 살아나야 해결될 문제"

재정투입으로 60대 이상 39만명 증가+지난해 3,000명 그쳤던 기저효과

뒷북경제




통계청이 8월 고용동향을 발표했습니다. 일자리 사정의 척도(?)라고 보는 30만명을 올해 단 한번도 넘지 못했던 취업자 증가 폭이 단숨에 45만2,000명으로 뛰었습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통을 강화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취임 후 한달 여 만에 ‘반가운 소식’에 대한 소회를 페이스북에 남겼습니다.

홍 부총리는 지난 11일 통계가 나온 직후 “어디서 원인을 구하든지 이러한 고용개선은 매우 고무적이며 또 매우 의미 있는 변화와 추세”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앞으로 추세적 모습으로 착근되도록 모든 정책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의지를 다졌습니다. 8월 취업자수 증가 45만2,000명, 15~64세 기준 고용률 67.0%로 역대 최고치, 실업률은 3.0%로 지난 1999년 이후 8월 기준 최저수준 기록 등 3대 고용지표가 모두 크게 개선되며 고용 회복세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라고도 소개했습니다.

고용지표를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재정투입에 따른 노인 일자리 증가, 제조업 및 30~40대 일자리 감소 등 올해 들어 나타나는 기조가 유지됐습니다. 60세 이상에서 39만명이 늘었고, 주로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저임금 일자리인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7만4,000명)이 가장 많이 증가했습니다. 제조업은 1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습니다. 하나 더해 지난해 8월 취업자 수가 3,000명으로 고용쇼크가 나타났던 기저효과도 컸습니다. 아직 민간을 중심으로 한 일자리의 질적 개선까지는 미흡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명절에 삼삼오오 모인 가족들의 “먹고 살기 힘들다”는 푸념이 늘어날까 그랬을까요. 지표상의 긍정적인 모습만 강조했다는 아쉬움이 듭니다.

홍 부총리는 “어려운 경제여건 하에서도 재정을 통한 일자리 지원 및 여건조성 등 정책적 효과, 그간 진행돼 왔던 조선·자동차 등 제조업 부문의 구조조정 일단락, 민간부문의 고용개선 효과, 그리고 물론 지난 해 대비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홍남기(오른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추석연휴를 맞아 인천광역시 남동공단에 있는 수출중소기업 아주화장품을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제품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김 차관은 11일 늦은 밤 ‘일자리는 어디서 늘어날까?’라고 8월 고용동향에 관한 포스팅을 했습니다. 평소 페이스북을 즐기는 그였지만 취임 직후인 지난달 17일 “다시 모니터 앞에 돌아와 펼쳐진 그래프를 보니 먹구름을 머금은 초여름 하늘 같은 느낌”이라는 소감 이후 첫 글입니다. 김 차관은 ‘반가운 뉴스’라면서도 “전체적으로 늘어난 인구수보다 월등히 많은 취업자수를 기록한 이번 달 통계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유일하게 고용률이 0.2%포인트 하락한 40대 고용사정”이라며 “제조업 경기가 더 살아나야 해결될 문제”라고 진단했습니다.

김 차관은 “늘어난 일자리의 90퍼센트 정도인 39만개가(감소한 30~40대의 13만6,000개를 반영하기 전 전체 증가한 일자리는 58만7,000개로 실제로는 늘어난 모든 일자리의 67%) 6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 생겨났다”면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할 40대는 오히려 일자리가 12만개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늘어난 일자리의 대부분이 40대에서 나오고 60대는 일부에 그쳤으면 좋으련만 우리 경제에서 그런 시기가 다시 오기는 쉽지 않다”고 인구구조 변화 문제를 짚었습니다. 그는 아직 논의 결과를 발표하지 않은 범정부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의 장이기도 합니다.

김 차관은 “지금 어느 연령대에서 우리나라 인구가 늘고 줄어드는지 들여다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면서 “8월에 우리나라 인구는 33만5,000명 늘었는데 거의 전부인 32만8,000명이 65세 이상 연령대에서 나왔다”고 했습니다. 빠른 고령화를 보여주는 통계입니다. 아울러 “생산가능인구라고 하는 15-64세 구간에서는 15-49세 구간은 인구가 줄고 50-64세 구간은 늘었는데 두 구간이 서로 상쇄한 결과 7,000명 증가에 그쳤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차관은 인구수와 취업자수를 비교해 정리했습니다. 동시에 유일하게 고용률이 0.2%포인트 하락한 40대 고용사정을 지목하며 제조업 경기가 더 살아나야 풀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15세 이상: 인구가 33만5,000명 늘었는데 취업자수는 45만2,000명 늘어 고용률은 0.5%포인트 상승

-15-64세: 인구가 7,000명 늘었는데 취업자수는 21만4,000명 늘어 고용률은 0.5%포인트 상승

-65세이상: 인구가 32만8,000명 늘었고 취업자수는 23만7,000명 늘어 고용률은 1.7%포인트 상승

김용범(앞줄 오른쪽 두번째) 기획재정부 1차관이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를 방문, 매장 시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특히 김 차관은 “고령화 진행속도를 감안할 때 앞으로 65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수는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며 “연금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대부분의 고령자가 나이 들어도 쉬이 은퇴할 수 없는 우리의 슬픈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그렇다면 취업자수에서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논란보다 그 연령층에 과연 시장에서 가능한 일자리가 얼마나 있을지, 부족한 일자리는 공공부문에서 어떻게 보완해 주는 게 좋을지 사회적으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의 분석처럼 대한민국 노동자의 실제 은퇴연령은 72세에 달합니다. 노후보장이 제대로 안 돼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법적 정년인 만60세를 채우고 계약을 이어가는 케이스도 아닙니다. 다니던 직장(첫 직장)은 50대 초반에 물러나고 통상 기존보다는 더 못한 곳에서 새 일을 어렵사리 구합니다. 그래서 정부는 재정을 투입한 노인일자리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일종의 복지 개념으로 말이죠. 추가경정예산안에도 투입하고, 내년 예산도 늘려 올해 61만개에서 2020년 71만개, 2021년 80만개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다만 노인일자리의 성격을 놓고 논란은 끊이지 않습니다. 쓰레기 줍기 같은 허드렛일을 하며 30만원 가량 받는데 고용지표에는 취업자로 포함돼 일종의 착시효과를 낳는 까닭입니다.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는 대한민국에서는 정부의 홍보처럼 어느 정도 노인일자리가 갖는 의미 자체는 부정하기 힘들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각종 정책의 후유증과 어려운 경제여건 탓에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양질의 민간 일자리가 회복되지 않는 점은 덮어둔 채 고용의 양적 증가만 조명하니 공감대 형성이 안 되는 게 아닐까요. 차제에 노인일자리도 보다 효율적으로 정비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면 합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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