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금융시장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시계제로 상황에 놓였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중 무역갈등에 한일 무역 전쟁까지 국내외 변수들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며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은 빠르게 안전자산인 달러와 금으로 이동 중이다. 이미 달러와 금값이 크게 올랐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환율이 오르는데도 투자 통화와 지역 분산을 목적으로 달러를 사들이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로 투자자들의 달러 사재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개인의 외화예금 보유 비중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8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이 총 709억7,000만달러(84조5,400억원)로 한 달 사이 13억달러(1조5,500억원)가 늘었다. 거주자 외화예금이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 등이 국내에서 외화로 보유한 예금을 말한다. 늘어난 외화예금 중 95%는 미국 달러화 예금이었다. 원·달러 환율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물론, 안전자산 선호로 선진국 투자를 담으려는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말일기준)은 1,211.2원으로 전월(1,183.1원)에 비해 상승했다. 8월 초에는 2016년 3월 이후 약 3년5개월 만에 1,200원선을 상향 돌파했다.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 달러당 7위안 돌파,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리스크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8일(현지시간)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달러 강세는 누그러지지 않는 모습이다. 글로벌 경기불안으로 신흥국의 통화는 약세를 유지하고 달러가치는 강세를 보일 것이란 진단이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6개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가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달러투자는 분산투자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표적인 달러 투자 상품은 달러 예금이 있다. 환차익에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며 원금이 보장된다는 매력도 있다. 다만 이자가 낮다는 점, 환전 수수료가 붙는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은 달러 예금과 함께 가장 쉽게 투자할 수 있는 달러 상품으로 꼽힌다. 단기 상품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중·단기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측면에서 고려해야 한다.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품에는 달러 인덱스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 공모펀드 등이 있다. ETF는 수수료가 저렴하면서도 일반 주식처럼 즉시 매매가 가능해 순발력 있는 투자가 가능하다. 이밖에 달러 ELS는 연 3~5%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대부분 3년 만기에 6개월마다 조기상환 여부가 결정되는 구조다. 달러 표시 자산에 투자하는 해외 공모 펀드에 가입할 때 환노출형을 택하면 환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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