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를 제거하는 탈질 촉매 기술 전문기업 나노(187790)가 13억 인도 시장 진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100억원 규모 투자를 받으며 인도 시장 진출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 세계 최대 친환경 시장인 인도 진출로 2030년까지 매출 1조원에 달하는 초미세먼지 제거 기업으로 이름을 올린다는 포부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나노는 연내 인도 내 탈질촉매 원료 공장 완공 프로젝트의 첫 단계로 최근 국내 은행 등 7개 금융기관으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기관들은 나노 자회사인 나노베어링글로벌(NBG)의 지분 일부를 사들였다. 나노오토모티브의 지난해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95억원, 3억원을 기록했다. 유치한 100억원은 NBG의 설비 투자와 신제품 개발을 위한 자금으로 쓰인다. NBG는 2023년 상장을 추진하며 이때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인도 원료 공장을 짓는다는 중장기 계획이다.
나노는 지난해 인도 최대 국영 발전설비 회사 BHEL과 탈질 촉매 필터를 제조하는 기술이전을 하며 인도에서 인지도가 높다. 나노는 우선 기술이전료 165만 달러를 받았다. 또 향후 10년 동안 촉매 필터 판매에 따른 2.7% 가량 로열티도 얻는다. BHEL의 자체 생산 이전까지 인도시장에서 필요한 미세먼지 저감용 탈질 필터는 나노가 독점 공급한다. 나노는 촉매필터에 쓰이는 원료 공장을 짓는데 조달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다. 향후 중국 소재 생산 법인과 인도 법인을 합쳐 인도 증시에 상장해 규모를 키운다는 청사진이다.
특히 나노는 경남 밀양 소재 NBG와 스페인의 나노오토모티브를 합병해 2023년까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서 나온 공모 자금 역시 인도 등 해외 시장 진출에 사용한다.
이 같은 해외 진출 전략은 국내외 친환경 시장 변화에 따른 적극적인 대응이라는 분석이다. 나노의 과거 주요 매출원은 국내 화력발전소였다. 화력발전소에 친환경 탈질 촉매를 공급하는 시장점유율 기준 국내 1위 기업이지만 최근 정부의 화력발전 축소 정책에 관련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이다. 이에 나노는 선박과 일반 공장 등에 공급선을 다변화해 매출을 다시 반등시키고 있다.
인도 시장에 대한 투자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인도는 세계에서 공기가 가장 나쁜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인도 정부의 친환경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나노와 인도 최대 국영발전설비회사가 손잡은 이유다. 나노는 장기적으로 촉매 원료 공장에서 생산 규모를 5만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한편 나노는 지난 1999년 신동우 경상대 세라믹공학과 교수와 제자 4명과 함께 설립한 회사다. 초기 창업 자금 5,000만원에서 시작해 매출 1,000억원대(2018년 연결 기준) 회사로 키워냈다. 나노는 미세먼지의 원인인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는 탈질촉매제를 생산한다. 2015년 글로벌 베어링 기업인 SKF의 스페인 허브베어링 생산라인을 인수해 나노오토모티브로 사명을 바꿔 베어링 생산에도 나섰다.
신 대표는 “인도 내 탈질 촉매 원료 공장 건설 이후 3단계에 걸쳐 생산능력을 높일 것”이라며 “2030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중견 소재부품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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