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게도 외식 창업에 있어 실패는 성공보다 가까이 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외식산업의 폐업률은 23.8%로 도소매업 중 최고 수준이다. 전 산업 평균치(13.2%)와 비교해도 2배 가량이나 높다. 게다가 한국외식업중앙회가 2017~2018년 조사한 결과를 보면, 1차 조사 당시 영업 중이었던 400개 업체 가운데 31.3%가 2차 조사 때는 문을 닫았다. 즉, 실패라는 어두운 미래와 마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최대한 ‘잘 망하는’ 것이 후일을 위해 중요하다는 뜻이다.
실패의 후폭풍을 최대한 줄이는 폐업의 첫걸음은 각종 ‘신고’다. 관할 세무서와 구청 중 한 곳에 폐업신고 하는 것을 시작으로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등을 신고해야 불필요한 세금을 내지 않는다. 4대 보험 가입 사업자라면 폐업 사실을 별도로 신고하면 보험료 조정을 받을 수 있다.
다음은 비용 문제다. 가장 중요한 점포 보증금은 신속하게 신규 임차인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회수 일정을 단축시키고 건물주와의 마찰을 줄일 수 있다. 이때,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식자재 공급원, 인테리어 업체 등 온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종업원의 퇴직금 및 임금을 지불하고 사업 기간 동안 사용한 전기·수도·도시가스·통신·인터넷 등의 요금을 정산하면 된다. 지나치기 쉬운 부분이지만 챙기지 못한다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각종 설비와 원부자재는 적절히 감가해 동종업계의 기존 사업자 또는 신규 사업자와 직거래 하는 것이 우선이다. 각 품목을 구입한 판매처에 구매자를 알아봐 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최종적으로 남은 품목은 전문적인 중고기기 매입업체, 재활용센터, 땡처리 전문 사업자 등을 통해 일괄처리하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소상공인 지원 정책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희망리턴패키지’는 지원 대상자에게 점포철거, 사업정리, 재기 등에 대한 전문가 컨설팅과 각종 교육을 제공하는 한편 지원금과 전직장려수당까지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외식 창업에 도전할 계획이 있다면 최소 폐업 직전 1년 동안의 거래 데이터는 반드시 챙겨둬야 한다. 돈의 흐름 속에서 흥망의 배경을 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실패 원인을 ‘이러저러해서 망했다’고 단순화할 경우, 재창업 시에도 다시 한 번 쓴잔을 마실 가능성이 높다. 세계적인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발행인이자 경영자였던 말콤 포브스는 “승리는 패배의 맛을 알 때 가장 달콤하다”고 했다. 폐업의 아픔에서 슬기롭게 회복해 성공의 달콤함을 거머쥘 식당 사장님들이 늘어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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