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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기업인 "정치가 경제 흔들어 경영 타격...이대로면 내년도 장담할수 없다"

[한일경제인회의]

韓 "日 주거래처...차질 생길까 불안"

日 "불매운동으로 경영실적 악화"





한일 양국 기업인들은 “이대로라면 내년을 장담할 수 없다”며 한일 정부가 나서 관계를 한시바삐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4일 한일경제인회의가 열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난 한일 경제인들은 한일관계 악화에 따른 어려움을 하나같이 호소했다. 와카이 슈지(사진) 닛켄주식회사 대표이사는 “본사는 일본에 있지만 1974년부터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지금과 같이 정치가 경제를 흔들면 사업하기가 힘들다”며 “아직 직접적인 타격은 없지만 거시경제가 보다 어려워지고 있어 사업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와카이 대표는 일본인임에도 한국에서의 오랜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웬만한 의사소통은 가능한 수준의 한국어를 구사하는 등 한국 경제에 대한 이해가 높았다. 그는 “인천 공장에서 공작기계나 자동차부품 등의 제품을 생산 중인데 지난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주 52시간제 도입 등으로 경영 부담이 상당하다”며 “이 같은 와중에 한일 경제갈등은 사업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스기모토 후미오 한국스미토모상사 부본부장은 “한국과 일본은 러시아와 중국 등 강국에 둘러싸여 있어 양국 간 경제는 물론 안보협력 등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양국의 경제협력은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2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일본 측 참석 기업인이 김윤 한일경제협회장의 인사말을 경청하고 있다./이호재기자




최근 ‘일본 불매운동’으로 직접적인 매출 타격을 입은 소비재 업체들은 경영 실적 등을 묻자 한숨을 내쉬었다. 미야마 기요시 롯데아사히주류 대표이사는 “한일갈등 이후 너무 힘들며 내년 경영 상황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한일 양국의 정부끼리 잘 풀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일본 맥주는 지난 7월 불매운동 직후 주요 편의점에서 매출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한일관계 악화에 따른 타격에 신음하고 있다.

국내 기업인들 또한 경영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학권 재영솔루텍 회장 겸 인천경영자총협회장은 “회사 매출의 30%가량이 일본과의 거래에서 나오는데 지금과 같은 갈등 상황에서는 거래처들과 보이지 않는 심리적 부담이 있으며 거래처들도 이 같은 문제를 매우 부담스러워한다”며 “아직 매출 감소 등의 실제 피해는 없지만 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실제 매출 감소와 같은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선박용 부품을 만드는 동화엔텍의 김강희 회장은 “거래를 하는 일본 기업에서 수입·수출이 아예 끊길 것을 우려해 몇개월치 생산량을 만들어 보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희용 동양물산(TYM) 대표는 “정치가 경제를 일정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현 상황에서는 기업들이 마음 놓고 경제활동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일경제협회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이수철 GS홀딩스 회장은 “이번 경제인회의를 통해 양국 관계가 빨리 회복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양철민·박효정·변수연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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