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오후 12시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식품관. 점심시간이 시작되자 명동 오피스 상권의 직장인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의 발길을 붙잡은 곳은 이날 문을 연 ‘이춘복 참치 스탠딩 바’. 오픈을 기념해 매장을 방문한 이춘복 대표는 홀로 식사하는 직장인 고객에게 다가가 직접 간장을 따라주며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 대표는 “현재 로드숍 위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변화하는 트렌드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스탠딩 바 매장을 선보이게 됐다”면서 “참치 어종 중에서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참다랑어를 사용하면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격으로 책정했다”고 말했다.
29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혼밥 문화가 확산하면서 1인 가구를 겨냥한 식품 업체의 입점이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야심차게 선보인 이춘복 참치 스탠딩 바가 대표적이다. 이춘복 참치 스탠딩 바는 롯데백화점이 국내 유명 참치 전문점 ‘이춘복 참치’와 3개월 전부터 기획에 들어간 매장으로 ‘혼밥’을 넘어 ‘혼술’까지 가능하다.
30석이 넘는 좌석 모두 서서 먹게끔 구성해 홀로 매장을 찾는 고객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가격대도 합리적이다. 참치의 뱃살, 속살, 유부 등으로 구성된 초밥 세트의 가격(9,900원)이 만원을 넘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이춘복 참치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 셰프 3명이 상주할 예정이다.
임형빈 롯데백화점 식품 치프바이어는 “백화점 본점이 바쁜 시간에 쫓기는 회사원들이 많은 오피스 상권에 위치하고 최근 혼밥 문화가 확산한다는 점을 고려해 스탠딩 바를 기획했다”면서 “두 달간 참치 스탠딩 바를 운영한 후에는 겨울에 어울리는 메뉴를 골라 새로운 스탠딩 바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참치 스탠딩 바가 문을 연 자리는 지난 한 달 반 동안 ‘소시지 스탠딩 바’로 운영됐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육류가공업체 오뗄의 소시지 바는 한 달여 만에 1억 5,000만 원의 매출을 거뒀다. 일 평균 450여 명의 고객이 방문해 1,300여 개의 소시지를 구매한 것으로, 이는 매일 30초에 한 개꼴로 소시지가 판매된 셈이다.
혼밥족을 겨냥한 간단한 식사 메뉴도 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9월 초 중소 식품 협력사와 협업해 어묵 브랜드인 ‘물고기 베이커리’를 신촌점에 입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즉석 소시지와 어묵 상품군의 매출은 지난해 동기간 대비 모두 10% 이상 늘었다”면서 “참치 마요·장어 등을 올린 ‘컵케이크 어묵’, 고기·채소 등으로 속을 채운 ‘만두 어묵’, 생치즈·토마토·훈제연어 등을 올린 ‘타파스 어묵’ 등 다양한 토핑을 올린 메뉴 30여 종의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허세민·박형윤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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