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가 반도체 일부 공정에서 국내 업체가 가공한 액체 불화수소(불산액)를 투입하며 반도체 소재 국산화에 고삐를 죈다. 또 일본 정부로부터 석 달여 만에 기체 불화수소(에칭가스) 수입을 허가받아 조만간 관련 공정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번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소재 일부 국산화로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국내 반도체 업계의 ‘탈일본’ 행보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의 한 관계자는 2일 “국내 업체가 가공한 액체 불화수소를 지난 1일 일부 생산라인에 투입해 사용 중”이라며 “지난달 말에는 일본 정부가 초고순도 기체 불화수소 수출을 허가했으며 아직 한국에 들어오지는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11면
업계에서는 국내 중소 업체인 램테크놀로지가 SK하이닉스 측에 불화수소를 공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액체 불화수소는 올해 7월 일본 정부가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 수출 규제안을 발표한 후 아직까지 수입 사례가 없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달께 액체 불화수소 일부를 국산품으로 대체하며 공급처를 다양화하는 한편 일본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대응 중이다.
기체 불화수소 또한 8월 말 삼성전자향 소재가 수입된 후 SK하이닉스향 소재까지 수출 허가를 받으며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불화수소의 보관 가능 기간은 3개월가량이라 업계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한 달치 정도의 재고만 보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체 불화수소는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에 얇은 막을 입히는 공정에 사용되는 필수 소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기체 불화수소 국산화를 위해 노력 중이지만 액체 불화수소 대비 공정이 까다로운 것으로 전해졌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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