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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진화 비밀 밝힌 피블스 등 '노벨물리학상'

피블스 ‘우주론’ 정립…과학자 교과서 활용

마요르·켈로, 지구 닮은꼴 ‘외계 행성’ 찾아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우주의 탄생 원리를 밝히고 지구를 닮은 태양계 밖 행성을 발견한 캐나다계 미국인 제임스 피블스(84), 스위스의 미셸 마요르(77), 디디에 쿠엘로(53) 등 3명의 물리학자에게 돌아갔다.

제임스 피블스 교수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우주 진화의 비밀을 밝히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이들 연구자를 2019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물리학상의 절반의 몫은 물리우주론의 이론적 발견을 통해 학계에서 ‘대가’로 불리는 피블스 미국 프린스턴대 석좌교수가 차지했다. 그는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우주배경복사)을 통해 빅뱅(대폭발) 이후 우주 초기의 흔적을 해석할 방법을 찾았다. 그의 연구로 인류는 현재 우주에서 우리가 아는 물질이 5%에 불과하고 나머지 95%는 미지의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라는 점을 알게 됐다. 위원회는 “지난 50년간 우주론이 추측의 영역에서 과학으로 변모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가 지은 ‘우주의 대규모 구조(1971년)’ ‘물리우주론의 원리(1980년)’ 등은 물리학 교과서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박창범 고등과학원 교수는 “피블스 교수는 살아 있는 학자 중 우주론 발전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며 “특정 연구 결과보다는 평생의 업적을 평가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미셸 마요르 교수


나머지 절반의 영예는 스위스 제네바대의 마요르 교수와 그의 제자 쿠엘로가 안았다. 이들은 지난 1995년 프랑스 남부의 한 천문대에서 태양계 밖의 행성 ‘페가수스자리 51b’를 찾았다. 태양계의 가장 큰 가스행성인 목성과 비슷한 형태로 주기적으로 밝아졌다 어두워지기를 반복하는 점을 통해 항성 주위를 도는 행성임을 알아차렸다. 위원회는 “수상자들이 첫 외계행성을 찾은 것을 계기로 지금까지 다른 과학자들이 4,000여개 이상의 새로운 세계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조동현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는 “외계행성을 찾는 수많은 프로젝트를 촉발했다”며 “외계 생명체가 있는지를 탐구하는 출발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디디에 쿠엘로즈 교수




이번 공동수상자 3명은 각각 물리 이론과 천체 분야 학자로 엄밀히 같은 분야는 아니지만 우주에 대한 인류의 지식에 획기적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우주 연구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추세를 반영해 함께 수상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히는 노벨상은 ‘인류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에게 재산을 상금으로 준다’는 스웨덴 과학자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을 토대로 제정됐다. 올해의 수상자에게는 상금 900만크로나(약 10억9,000만원)와 함께 노벨상 메달과 증서가 주어진다.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임진혁·권경원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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