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벤처캐피탈(VC)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중국 내 투자 성과가 커지고 있다. 중국 내 영향력이 커지면서 글로벌 벤처기업, 투자사들과 협력 기회가 더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12일 VC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주주로 있는 중국의 바이오 기술기업 어센티지파마(Ascentage pharma)가 이달 말 홍콩 증시에 상장한다. 어센티지파마는 항암치료를 위한 저분자의약품, B형간염, 노인성 질환 등을 연구하는 중국 바이오기술 기업이다. 현재 7개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엔 1억5,000만달러(약 1,78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한투파는 어센티지파마 공모가 기준 2배 가량 투자 차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 내 성과가 커질수록 중국 내 투자 기회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평가된다. VC 업계 관계자는 “투자한 기업이 성공적으로 IPO를 하고 규모가 성장할수록 해당 VC의 다른 우량 기업 투자 기회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나아가 중국 내 기업들과 투자사들 간 신뢰가 쌓이면서 한국 기업과 협력 기회도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투파 중국본부는 특히 올해 중국의 유망 바이오 기술기업 투자에서 성과를 냈다. 한투파가 투자한 중국판 ‘셀트리온’인 헨리우스바이오텍(Henlius Biotech)는 지난 9월 홍콩증시 상장에 성공했다. 헨리우스는 공모 규모만 5,000억원 수준으로 시가총액은 4조원 규모였다. 지난 2016년 800만달러 가량 투자했는데 공모가 기준으로 5,000만달러(약 600억원) 가량 차익을 실현할 수 있을 전망이다. 헨리우스는 신약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생산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현재 1개 의약품 판매를 시작으로 2개 의약품 생산 허가증을 확보했다. 14개 신약 및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엔 바이오 기업 외에도 다양한 분야 기업 투자 회수에 성공했다. 한투파 중국본부가 투자한 중국 모바일 빅데이터 솔루션 기업 완카온라인(Wanka online)과 마케팅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 웨이몹(Weimob)은 지난해 12월과 올 1월 IPO에 성공했다. 각각 7배, 2배 가까운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4~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VC들이 해외 시장에 문을 두드린 후 성과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한투파는 2008년 해외 진출을 시작했으나 실제 1,000억원 이상 해외 투자에 나선 건 2015년부터다.
앞으로 한투파 중국본부는 투자 외에도 국내 기술기업, 스타트업의 중국 진출도 돕는다. 현재도 국내 신약 개발 기업 앱클론은 중국의 헨리우스와 사업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또 국내 혈당측정기 아이센스 역시 한투파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중국에 신속하게 진출할 수 있었다.
중국 외에도 아시아 지역 투자 확대도 시작한다. 호경식 한투파 중국본부장은 “중국의 투자 경험을 발판으로 인도 투자도 본격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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