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업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동안 삼성전자는 50년간 주요 고비마다 창업주인 고 이병철 선대 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과감한 결단을 통해 패스트 팔로어에서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는 ‘초격차 역사’를 써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올해 ‘2030 반도체 선언’을 통해 세계 선두인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12개 분야에서 세계 1위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D램·낸드·TV·스마트폰·냉장고 등 분야를 망라한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 것은 반도체 사업이다. 삼성전자는 삼성반도체통신을 합병한 지난 1988년 11월1일을 ‘제2의 창립’으로 여긴다. 반도체 사업에 탄력이 붙기 시작한 것은 1983년 이병철 선대 회장이 일본 도쿄에서 반도체 사업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이른바 ‘도쿄 선언’을 하면서부터다.
1992년 삼성전자는 0.35미크론의 초미세 가공기술을 적용해 세계 최초로 64메가 D램을 개발했다. 이듬해인 1993년 곧바로 D램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뒤 27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낸드플래시도 2002년부터 17년 연속,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반도체를 이용한 정보저장장치)는 2006년부터 13년 연속 1위다.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는 17년 연속, 스마트카드 IC는 13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TV도 2006년부터 13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다. 올해도 14년 연속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6년 선보인 보르도 액정표시장치(LCD) TV가 기존 강자인 소니를 제치고 삼성전자가 세계 TV 시장 1위를 달성하는 데 디딤돌이 됐다. 이후 창립 40주년에 LCD에서 진화한 발광다이오드(LED) TV를 선보이고 2017년에는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를 출시하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향후 QLED 8K TV와 마이크로 LED의 ‘투 트랙’ 전략을 세우고 있다.
휴대폰과 스마트폰도 삼성전자의 50년 역사를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1994년 ‘애니콜’을 시작으로 2012년부터 7년 연속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스마트폰은 2010년 갤럭시S가 탄생하고 이듬해부터 8년 연속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자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드’로 초격차 혁신을 보여줬다.
삼성전자는 ‘100년 기업’이 될 동력으로 인공지능(AI)과 5세대 이동통신(5G)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는 “지난 50년 동안은 역사의 한 부분으로서 세계적 기업으로 거듭났다면 이제 다가올 50년에는 초일류·초격차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