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078930)그룹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벤처투자 법인을 설립한다. GS가 해외에 벤처투자 회사를 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S는 허창수 GS 회장을 비롯한 GS 사장단이 지난 30일부터 이틀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회의를 열고 벤처 투자 환경과 동향을 논의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고 31일 밝혔다. GS는 2011년부터 중국을 시작으로 매년 싱가포르·인도네시아·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태국 등 해외에서 사장단 회의를 개최해왔다.
허 회장은 이번 회의에서 “더 이상 연관 산업으로의 확장 같은 기존 모델로는 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한계가 있다”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흐름에 맞춰 열린 마음으로 글로벌 기업의 혁신 DNA를 배우고 우리 역량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금까지 GS는 다양한 형태로 벤처·스타트업과 교류해왔다. 지난해 10월에는 GS 계열사들이 ‘GWG(Grow with GS)’ 프로그램을 개최해 스타트업과의 상생 모델을 구축했고 GS홈쇼핑은 다방면의 스타트업을 발굴해 직간접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GS그룹 사장단은 이번 회의가 개최된 대만의 혁신기업에 주목했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신기술을 앞세워 산업 체질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대만의 크고 작은 혁신기업을 직접 확인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찾아내겠다는 것이다. 허 회장은 “GS가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쌓기 위해서는 ‘아시아 실리콘밸리’라는 목표에 박차를 가하는 대만 혁신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사장단은 스쿠터계의 테슬라라고 불리는 ‘고고로’와 세계 유수의 산업용 협동 로봇을 생산하는 ‘TM로봇’ 등을 방문하기도 했다. 전기 스쿠터 스타트업인 고고로는 2015년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 스쿠터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배터리를 최대한 절약할 수 있도록 설계된 스마트 스쿠터를 출시해 1년 만에 1만대를 판매했다. TM로봇은 좁은 공간에도 설치할 수 있는 협동 로봇을 내세워 세계 점유율 2위를 차지한 기업이다.
허 회장은 “한국과 50년 경제협력 역사를 가진 대만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교역량인 375억달러를 기록해 6위 교역 파트너가 됐고 대만의 ‘신남향정책’으로 아세안 국가들과도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대만은 GS가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데 중요한 전략적 교두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대만과의 적극적인 교류 확대로 한국 중소기업 상품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 했다.
이와 관련해 GS리테일(007070)은 최근 대만 무역기업 ‘테이트’와 손잡고 PB 상품 ‘유어스’ 20종을 추가 수출하게 됐다. 2017년부터 편의점 GS25의 PB 상품을 대만에 수출해 온 GS리테일은 올해 대만에서 PB 음료 ‘유어스 벚꽃스파클링’의 선풍적 인기로 매출 2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허명수 GS건설(006360) 부회장,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 정택근 ㈜GS 부회장 등 주요 계열사 CEO들이 참석했다. 사장단은 대만 내에서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이 늘어나고 편의점의 유통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 GS와 협력할 기회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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