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체의 지난 10월 기준 자금 사정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1로 전월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제조업 자금 사정 BSI는 6월(85)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장기 평균치(2003∼2018년 평균 86)와 비교해도 저조한 수준이다.
BSI가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자금 사정 BSI가 악화한 것은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 여건이 얼마나 나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7월과 10월 잇따라 기준금리를 내리며 돈 풀기에 나섰는데도 기업들은 오히려 자금난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돈을 풀어도 기업이 자금을 쓰기가 쉽지 않은 것은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경기 부진이 심화하자 기업들의 신용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해서다.
한은이 조사한 4·4분기 중 국내 은행의 대출 태도를 보면 대기업조차 10에서 -3으로 뚝 떨어져 은행의 대출 심사가 더욱 깐깐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의사도 3·4분기 27에서 4·4분기 7로 크게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기업 실적이 악화해 대출 연체율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로 금융회사들의 대출 심사가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손철기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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