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국내 바이오 산업이 열악한 규제 환경 등으로 인해 국제 경쟁력에서 뒤처진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전 세계 2,593개 바이오 기업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국내 384개사의 전체 매출액이 38조1,000억원으로 미국 1위 기업인 존슨앤드존슨(91조원)의 41.8%에 불과했다고 12일 밝혔다. 국내 바이오 산업 전체가 세계 10위인 미국 애브비(37조9,000억원)와 비슷한 규모인 셈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 1위인 유한양행(000100)의 세계 순위는 127위에 불과했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효한 데이터가 있는 22개국을 보면 한국의 바이오 산업 전체 매출액은 9위였지만 영업이익은 1조9,000억원으로 15위를 기록했다. 1개 업체당 매출액은 1,094억원으로 17위, 업체당 영업이익은 53억원으로 19위까지 떨어졌다. 기업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영업이익률은 4.9%로 OECD 국가 중 폴란드(-7.7%)와 캐나다(-6.4%)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았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혁신성장실장은 “바이오 산업은 막대한 초기투자 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성공 확률은 낮은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산업”이라며 “의약품 연구·생산 시설투자 세액공제율 확대, 임상 단계 재정지원은 물론 개인정보 보호 규제 등 관련 법령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신약개발에는 평균 1조~2조원의 비용과 10~15년의 기간이 소요되지만 성공 확률은 5,000분의1에 불과하다.
한경연은 국내에서 소규모 바이오 기업이 난립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리스크가 높은 산업 특성상 대형화를 통한 위험 분산이 필수적이지만 인수합병(M&A)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바이오 기업은 348개로 미국(480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고 OECD 평균인 118개의 3배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제약 분야 M&A 시장 규모는 약 20억달러로 미국(1,057억달러)의 1.9%에 불과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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