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구국제로봇산업전에서는 해외 기업들의 공세에 맞선 국내 기업들의 응전도 눈길을 끌었다.
현대중공업지주의 현대로보틱스는 국내 산업용 로봇시장을 양분하고 있다는 평가에 걸맞게 대형 전시부스를 차려 놓고 그간 축적한 첨단 기술을 자랑했다. 특히 로봇들이 자동차를 조립하는 생산형장을 축소형태로 구현해 일반인들도 생생하게 스마트팩토리의 작동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최대 500㎏의 가반하중(로봇이 들어 옮길 수 있는 최대 무게) 능력을 자랑해 차량 1대도 한 팔로 거뜬히 들어올리는 산업용 로봇 ‘HX’시리즈를 비롯해 반도체 생산공정 등에 쓰이는 무균로봇 등을 선보였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저희는 주로 자동차생산에 쓰던 대형·중형 로봇들을 개발해왔지만 2~3년 전부터 전자산업용 로봇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소형모델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토종 중소업체 중에서는 삼익THK의 급성장이 놀라웠다. 지난 1960년대 창업한 정밀공업회사인데 로봇개발을 시작한 지 불과 3~4년 만에 6축의 수직다관절 로봇과 4축 관절 로봇(스카라로봇) 등을 선보였다. 특히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인 수직다관절 로봇인 ‘모델명 700’을 전시했는데 손에 든 와인 잔을 들고 움직여도 와인 표면이 잔잔할 정도로 저진동을 구현했고 사람처럼 골프 퍼팅을 할 정도의 높은 정확성을 자랑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로봇이 움직일 때 기계적 진동으로 손끝에 떨림이 발생할 수 있는데 저희 로봇은 떨리는 주파수를 계산해 이를 상쇄할 역주파수로 진동을 막는 알고리즘을 적용했다”며 와인 잔의 표면이 잔잔할 수 있었던 비결을 밝혔다./대구=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