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측 수석 대표인 정해관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협력관은 20일 스위스 제네바 WTO 본부에서 일본과 협의 후 “양국이 두 차례에 걸쳐 협의하면서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인식의 폭은 넓어졌다”면서도 “양측의 기존 입장이 바뀌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협의 결과를 좀 더 평가한 뒤 패널 설치 요청을 포함한 대안들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양자협의는 일본 정부가 단행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종에 대한 수출 규제를 한국이 WTO에 제소한 데 따른 것이다. WTO 규정에 따르면 무역분쟁이 발생할 경우 우선 양자협의를 하도록 돼 있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재판 절차인 패널 설치에 들어간다. 지난달 1차 양자협의를 진행한 데 이어 19일 재차 협의에 나섰지만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 것이다.
양국이 무역 갈등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우리 정부가 패널 설치를 요청할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정 협력관은 “3차 양자 협의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협의를 위한 협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