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자본 비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은행들이 위험자산 계산 시 예외 항목을 늘려줄 것을 금융 당국에 요청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해외법인 이익잉여금을 위험자산에서 빼줄 것을 금융 당국에 건의했다.
일반적으로 해외 자산은 환율이 급등할 경우 위험도가 높아진다. 이는 자본 비율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은행 지주와 국내은행의 평균 기본자본(CET1) 비율은 고환율 탓에 전 분기 말 대비 0.26%포인트 하락했다. 금융권에서는 원화 환율이 100원 오르면 보통주 자본 비율이 0.1~0.3%포인트 내려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 감독 당국은 시장에서 바로 거래되지 않는 출자금은 단기 환율 변동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보고 이를 위험가중자산에서 빼줄 수 있게 해놓았다. 은행들은 이를 근거로 해외법인의 이익잉여금도 위험가중자산 계산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법인 이익잉여금의 경우 향후 출자금으로 전환할 자금이라는 논리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의 주장이 나름 근거가 있다고 판단해 세부 요건을 따져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계속 치솟으면서 자본 비율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당국 차원에서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해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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