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별자치시에서 가장 바쁜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사투 속에 ‘링거 투혼’으로 방역 업무를 독려하며 직원들의 사기를 드높이고 있다.
지난 9월 초 취임한 김 장관은 업무 시작 2주 만인 9월 17일 ASF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하자 주말은 물론 공휴일을 모두 반납하고 방역 작업을 진두지휘해 왔다. 중앙사고수습 본부장인 그는 두 달 넘게 ASF와 전쟁 속에 노란색 민방위복을 벗지 못하고 오전 7시·오후 5시 두 차례 방역 점검 회의를 여는 한편 경기와 강원 지역을 틈틈이 찾아 살처분 및 멧돼지 포획까지 챙기고 있다.
하지만 오전 6시 출근해 자정쯤 퇴근하고 지방자치단체 현장 점검과 국회 보고 등까지 강행군이 이어지면서 최근 심한 몸살이 찾아왔다. 취임 3개월 가까이 하루도 쉬지 못한 김 장관에게 ASF 사고본부 관계자들은 잠깐이라도 휴식을 권했지만 그는 “지금 내가 아플 자유가 있느냐”며 링거를 맞고 하루 두 차례 이상 ASF 추가 여부 및 소독, 살처분 마무리 점검을 거르지 않고 있다.
돼지열병과 전쟁에 야전사령관인 김 장관이 투혼을 불사르자 600여명의 농식품부 직원들도 방역 준비와 조치에 주말도 없이 불을 켜 사육돼지의 ASF 발병은 지난 10월 9일 이후 자취를 감췄다. 이는 지난해 8월과 올해 5월 각각 ASF 발병 후 수개월 만에 나라 전체가 쑥대밭이 된 중국·북한과 비교하면 고무적 성과라고 전문가들도 평가했다.
김 장관은 그러나 “경계를 절대 늦춰선 안된다”고 강조하며 내년 예산 확보로 눈코 틀 사이가 없어도 과장급 이하 전직원을 세종청사에 머물도록 해 ASF는 물론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을 물샐 틈 없이 관리하는 한편 돼지고기 소비 촉진에도 힘을 쏟고 있다. 소비 촉진 행사에서 김 장관을 만난 농협 관계자는 “국가 재난 사태에 비견되는 ASF 발병에도 다른 나라에 비해 피해가 적고, 축산농가들의 시름을 덜고 있는 것은 장관이 온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고마워했다. /손철기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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