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의 청년실업률이 지난 10년간 개선된 반면 한국은 우울한 청년실업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9일 OECD 국가들의 청년고용지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OECD 평균 청년(15~29세)실업자 수가 지난 2008년에 비해 13.9% 감소한 반면 한국의 청년실업자는 같은 기간 28.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한국의 청년인구는 986만8,000명에서 914만9,000명으로 71만9,000명(7.3%) 줄었으나 청년실업자는 31만8,000명에서 40만8,000명으로 9만명 늘었다.
한국의 청년실업률도 OECD 주요국과 반대로 움직였다.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2008년 7.1%에서 지난해 9.5%로 2.4%포인트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OECD 평균은 10.4%에서 9.1%로 1.3%포인트 하락했다.
OECD 회원국 36개국 중 한국의 청년실업률 순위도 11위에서 22위로 떨어졌다. 2008년에는 한국의 실업률이 OECD 평균보다 3.3%포인트 낮았으나 지난해에는 0.4%포인트 높아졌다.
이 기간 청년실업률이 2%포인트 이상 상승한 곳은 재정위기국가와 덴마크·프랑스뿐이다. 미국은 3.5%포인트 하락한 6.6%, 독일은 4.1%포인트 하락한 5.4%로 한국보다 청년실업률이 낮아졌다. 일본의 청년실업률은 6.6%에서 3.8%로 내려가며 1위에 올랐다.
한국처럼 청년인구가 감소했는데도 실업자가 증가한 경우는 그리스·이탈리아·프랑스·핀란드·터키 등 6개국뿐이었다. 한국의 청년실업자 증가 규모는 OECD 국가 중 최고였고 실업자 증가율은 이탈리아, 그리스에 이어 3위였다.
한국의 청년 경제활동인구는 지난해 431만2,000명으로 10년간 14만4,000명(-3.2%) 줄었다. 청년 경제활동 참가율은 47.1%로 10년 전보다 1.9%포인트 상승했지만 OECD 순위는 최하위권인 34위에 머물렀다.
한경연은 청년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올라갔음에도 일자리 사정이 좋지 않은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한국의 청년고용률 42.7%는 OECD 평균(54%)에 비해 낮고 순위도 32위로 최하위권이다.
최근 OECD는 “한국의 청년고용률이 낮은 것은 대학 진학률이 높은데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비율은 낮기 때문”이라며 “청년 니트(교육과 직업훈련을 받지 않은 무직자)가 많은 것도 문제”라고 분석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도록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고등교육의 질 제고, 직업 진로지도 강화, 고용정보·직업훈련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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