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용 가구 업계 1위인 퍼시스를 일군 손동창(71) 명예회장. 지난 1983년 한샘공업주식회사(현 퍼시스)를 설립한 이래 가구 사업 외길을 걸어온 손 명예회장은 검소한 옷차림으로 유명한 기업가다. 2016년부터는 매년 1억원 이상 기부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올해도 이달 17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어치의 퍼시스 주식을 기부해 선행을 이어갔다. 이미 목훈재단을 통한 장학사업, 안중근 의사 기념관 건립, 윤봉길 의사 기념관 리모델링,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의자 기부 등 다양한 형태의 사회공헌활동을 해온 터라 손 명예회장의 기부는 더욱 관심을 끌었다. 이번에 기부할 때도 손 명예회장은 “온정을 나눌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손 명예회장 같은 ‘기부왕’ 1세대 창업주가 가구 업계에 유독 많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가구 업계 1위 한샘 창업주인 조창걸(80) 명예회장은 ‘통 큰’ 기부왕으로 손색이 없다. 1973년 한샘을 설립한 조 명예회장은 2015년 공익재단 ‘한샘드뷰재단’에 자신이 보유한 한샘 주식의 절반인 약 260만주(당시 주가 기준 약 4,600억원)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당시에 60만주, 2017년 100만주 등 약 160만주에 대한 기부 약속을 지켰다. 특히 2015년 주식 출연과 동시에 공익법인인 ‘여시재’도 출범시켰다. 국가 미래전략을 위한 싱크탱크를 표방하면서 우리나라의 통일과 동북아의 미래에 대해 연구하는 곳이다. 이사장은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맡고 있다. 이런 활동들은 ‘기업도 늘 국가가 올바른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조 명예회장의 평소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는 게 지인들의 설명이다.
가구 업계 기부왕들은 이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퍼시스는 손 명예회장의 아들 손태희(38) 부사장이 이끌면서 스타트업 투자 등에 나서며 조직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최양하(70) 회장에 이어 강승수(54) 회장이 이끄는 한샘은 전문경영인 체제가 탄탄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창업주가 자신의 지분까지 기부하는 일은 재계에서도 드문 일”이라며 “기업가 정신으로 똘똘 뭉친 가구 업계 장인들이 사회공헌에서도 기업인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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