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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격 회복, 예상보다 빨라진다

이달 D램 현물가격 두자릿수 증가

수요 증가 속 미중분쟁 완화 호재

삼성전자 4분기 매출 전년대비 개선

고정거래가격도 반등할지 주목





반도체 업황 회복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본격적인 업황 회복의 표지판이 될 D램의 고정거래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현물가격에 자극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도체 코리아’의 핵심 캐시카우인 D램의 가격 반등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005930)는 올 4·4분기 매출이 5개 분기 만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글로벌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날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Gb 제품의 평균 현물거래가격은 전일보다 소폭 반등한 3.03달러를 기록했다. D램 현물거래가격은 지난 5일 2.73달러로 최저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달 고정거래가격인 2.81달러를 웃도는 3달러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달 들어 최대 11% 상승하는 등 꿈틀대는 D램 현물거래가격에 반도체 업계는 오는 31일 있을 고정거래가격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말 D램 고정거래가격이 현물거래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전달과 같은 2.94달러로 보합세를 유지한 만큼 현물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는 12월은 3달러선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D램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9월 8.19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뒤 줄곧 하락했다. 7~9월 2.94달러로 횡보하며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지만 10~11월 이보다 하락한 2.81달러를 기록하며 반도체 업계의 재고 소진이 예상보다 더디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수요 요인에 따른 반도체 가격은 4·4분기와 3·4분기가 유사하게 움직인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반도체 전문가들은 반도체 가격이 내년 1·4분기 반등을 시작해 2·4분기에 본격 회복될 것으로 예측했다. 미중 무역분쟁의 해결은 오리무중이었고 서버 수요를 이끌 인텔의 CPU 공급 부족 사태도 장기화됐다. 재고 수준은 많이 낮아졌지만 반등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12월 중순 이후 상황은 급반전했다. 미중 무역분쟁 해소 등 다양한 호재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D램 가격 회복은 예상보다 빠른 내년 1월부터 가시화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당초보다 반도체 가격 회복이 앞당겨진 가장 큰 요인은 서버 수요 증가다. 신규 데이터센터 투자가 서버용 D램 수요 증가를 견인하면서 5세대(5G) 확대로 인한 모바일 D램, 그리고 PC 교체 등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수요 증가는 재고의 빠른 정상화 및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최근 미국과 중국이 무역 분쟁 이후 처음으로 일부 합의에 나선 데 따른 불확실성 해소도 업황 회복에 영향을 줬다. 마이크론은 최근 9~11월 실적을 발표하며 미국 정부가 올 5월 화웨이를 제재한 후 처음으로 화웨이에 반도체 납품 허가를 내줬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의 ‘진짜 캐시카우’인 D램 가격 상승에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에프엔가이드가 발표한 20여개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4·4분기 매출 61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호황기를 누린 지난해 3·4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2.94%)한 매출이다. D램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 가운데 절반을 차지한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D램보다 일찍 회복한 낸드 가격은 4달러대를 유지하며 국내 반도체 업계의 회복을 지탱하고 있다”며 “여기에 현재 지난해 최고가의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진 D램 가격이 정상화 흐름을 탄다면 빠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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