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럭셔리 소형 오피스텔 ‘더 리버스 청담’이 ㎡당 기준시가 936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오피스텔에 등극했다. 지난해 1위였던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타워앤드롯데월드몰 월드타워동이 ㎡당 860만원으로 2위로 내려갔다.
국세청은 31일 2020년 ‘오피스텔 및 상업용 건물 기준시가’를 정기 고시했다. 전국 평균으로 전년대비 오피스텔은 1.36%, 상업용 건물(상가)은 2.39% 각각 상승했다. 2019년(오피스텔 7.52%·상가 7.56%)과와 비교해 오름폭은 둔화됐으나 가격반영률은 1%포인트 높아진 83%다.
기준시가 인상에 따라 2020년에 오피스텔이나 상가 건물을 상속·증여·양도 할 때 내야 할 세금도 오르게 된다. 기준시가는 상속·증여세 및 양도소득세 과세 시 활용된다. 상속·증여세는 상속·증여재산의 시가를 기준으로 과세하나, 시가를 알 수 없는 경우 고시된 기준시가를 과세기준으로 한다. 양도소득세의 경우 실지거래가액으로 과세되나, 취득 당시의 실지거래가액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 환산취득가액을 계산할 때 고시된 기준시가를 활용한다.
오피스텔의 경우 서울(3.36%), 대전(1.91%)의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세종(-4.14%)과 울산(-2.22%) 등은 오히려 떨어졌다. 상업용 건물의 경우 대구(4.25%), 서울(2.98%), 경기(2.64%) 등에서 많이 오르고, 역시 세종(-4.06%)의 낙폭이 가장 컸다.
연예인이나 고소득자 등이 많이 거주하는 강남구가 고가 오피스텔 톱 5중 청담동, 역삼동 등 3곳이 포함됐다. 상위 5위 모두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 몰려 있다. 2019년 초 입주한 ‘더 리버스 청담’은 단위 면적당 기준시가가 936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더 리버스 청담’은 영동대교 남단에 위치해 한강 조망권을 갖추고 있으며 전용 45㎡ 단일면적에 복층·분리형 원룸 형태로 돼있다. 롯데월드타워앤드롯데월드몰 월드타워동은 2019년 ㎡당 914만원에서 2020년에는 860만원으로 떨어져 2위로 내려왔다. 국세청이 한국감정원에 의뢰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월드타워동은 분양률이 35%에 그칠 정도로 대부분 공실 상태이고 할인분양이 많아 이례적으로 기준시가가 하락했다. 그 외 강남구 역삼동 강남역투웨니퍼스트 102동은 ㎡당 638만원(신규)으로 3번째였고, 강남구 청담동 청담에디션(㎡당 626만원)과 서초구 방배동 반포스테이 2차(㎡당 618만원)가 뒤를 이었다. 최순실씨가 구속되기 전 거주해 일명 ‘최순실 오피스텔’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피엔폴루스는 2018년 1위, 2019년 2위였으나 주변에 새로운 오피스텔이 입주하면서 2020년에는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상업용 건물은 서울 중구 신당동 청평화시장이 ㎡당 2,417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상가(2,248만원)와 종로구 종로6가 동대문종합상가 D동(1,990만원)이었다. 복합용 건물 가운데서는 ㎡당 1,297만원인 서울시 중구 신당동 디오트가 가장 비쌌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 클래시아’(858만원), 강남구 청담동 ‘아노블리81’(823만원)이 2~3위를 차지했다.
이번 고시는 국세청홈택스에서 열람할 수 있으며, 기준시가에 이의가 있다면 재산정을 신청 할 수 있다. 신청은 1월2일부터 31일까지 가능하며, 국세청은 접수된 물건을 재조사해 결과를 2월28일까지 통지할 예정이다. 국세청은 매년 수도권(서울·인천·경기)과 5대 광역시, 세종특별자치시에 있는 오피스텔과 상업ㆍ복합용 건물 2만2,581동, 144만3,701호의 호별 기준시가를 고시한다.
한편 국세청은 이날 2020년 적용될 ‘일반 건물 기준시가 계산법’도 고시했다. 일괄적으로 토지·건물 가격이 평가되는 주택·오피스텔·상업용 건물을 제외한 나머지 건물들의 상속·증여·양도세 부과 기준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반 건물 기준시가는 1㎡당 금액에 평가대상 건물 면적을 곱해 산출한다. ‘1㎡당 금액’은 건물 신축가격 기준액, 구조지수, 용도지수, 위치지수, 경과연수별 잔가(殘價)율, 개별특성조정률 등의 곱이다. 내년에 적용된 일반 건물 기준시가 계산에서는 건물 신축가격 기준액이 1㎡당 73만원으로, 올해보다 2만원 높게 책정됐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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