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이동통신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잇따른다. 5세대(5G) 이동통신 시장 경쟁이 치열한데, 설비투자 자금 확보를 위해 일찍부터 실탄 확보에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은 7일 최대 6,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올해 회사채시장 첫 발행으로 채권 만기는 3·5·10·15년이다. LG유플러스(032640)도 최대 3,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목표로 오는 14일 사전청약을 받는다. 비슷한 3~15년물로 주관사는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이다.
5G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자 통신사들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설비투자(CAPEX) 비용 집행을 서두르고 있다. 통신 3사의 지난해 3·4분기 누적 설비투자 비용은 △SK텔레콤 1조5,779억원 △KT(030200) 7,412억원 △ LG유플러스 7,844억원 등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64%, 89%, 169.4% 증가했다. 이를 위해 차입도 늘리는 것이다. 실제 통신 3사는 지난해 차환과 운영자금, 인수합병(M&A) 자금 등에 쓰기 위해 회사채로 3조7,900억원을 조달했다. SK텔레콤이 1조2,000억원어치를 발행했고 △KT 1조1,000억원 △LG유플러스가 1조4,900억원에 달했다. 이들은 오는 2023년까지 5G망 신설 등 통신 인프라 구축에 총 7조5,000억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 차환발행이 예정된 규모도 △SK텔레콤 1,600억원 △KT 4,600억원 △LG유플러스 3,400억원 등으로 1조원에 육박한다.
막대한 조달 이후 투자를 늘리면서 통신사들의 현금흐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국제신용평가사 S&P는 SK텔레콤의 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수익성 악화와 이에 따른 차입금 증가가 지속되면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결국 KT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1,600억원 규모 회사채를 현금으로 상환할 예정이다. KT의 부채비율은 3·4분기 기준 121.0%로 LG유플러스(126.97%)와 비슷한 수준이며 SK텔레콤(94.13%) 대비 높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