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자체적으로 미스터리 쇼핑을 시행해 점수가 저조한 영업점에는 투자상품 판매를 정지하는 자정제도를 도입한다. 은행권에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사태 등 잇따른 고객 불신 사태가 커지자 선제적인 조치로 고객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처음이다.
신한은행은 21일 펀드, 주가연계신탁(ELT) 등에 투자하는 고객보호를 한층 더 강화하는 한편, 임직원에게 투자상품 판매절차 준수를 확실하게 심어주는 ‘투자상품 판매 정지’ 제도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당장 다음달 1차 미스터리 쇼핑을 진행한 이후 미스터리 쇼핑 ‘재실시 영업점’을 선정해 3월 중 2차 미스터리 쇼핑을 시행하고 결과에 따라 ‘판매 정지’ 영업점을 선정한다.
‘투자상품 판매 정지’ 제도는 3단계로 이뤄져 있다. 먼저 전체 영업점을 대상으로 1차 미스터리 쇼핑을 시행해 결과가 부진한 영업점을 선정한 이후 해당 영업점을 대상으로 2차 미스터리 쇼핑을 진행하고 2차 미스터리 쇼핑에서도 결과가 부진할 경우 최종적으로 ‘판매 정지 영업점’으로 선정된다. ‘판매 정지 영업점’은 1개월간 펀드, ELT 등 투자상품을 판매할 수 없고 해당 영업점의 투자상품 판매 담당 직원들은 투자상품 판매 절차 및 상품정보에 대한 교육을 다시 이수해야 한다.
앞서 신한은행은 자체 미스터리 쇼핑을 실시해 부진한 영업점을 대상으로 판매절차 재교육과 개선 계획을 요구하는 등 자정작업을 진행했지만 이번 ‘투자상품 판매 정지’ 제도 도입으로 고객 보호가 한층 강화됐다.
영업 현장 지원방안도 강화된다. 다음달 전 직원을 대상으로 미스터리 쇼핑 화상 강의를 시행하고 교안을 제공하는 한편 업무 참고 자료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직원들의 업무역량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중에 AI 시스템을 활용한 판매 프로세스 점검 시스템까지 도입해 고객 중심의 판매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진옥동 신한은행장 올해 새로운 성과평가체계인 ‘같이 성장(Value up together) 평가제도’를 도입해 영업점 평가체계 전반을 고객 관점에서 다시 설계했다. 연초 소비자보호그룹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해 고객보호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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