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자라면 자산의 반 이상을 미국에 담아 두는 게 좋습니다.”
데이비드 웡(사진)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 주식 부문 선임 투자전략가는 2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2층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 1·4분기 주식의 55%는 미국에 비중을 두고 20%는 신흥국 시장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주식시장이 ‘실적’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전제 때문이다. 웡 투자전략가는 “지난해 주식시장 내 성과 중 대부분이 멀티플의 상승에 기인했는데 올해는 이익에 확신이 있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시장이 주식시장에서 성과를 냈던 요인을 이익과 밸류에이션으로 나눠 보면 이익이 기여하는 바가 훨씬 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과 달리 미국 주식이 생각보다 고평가되지 않았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그는 “올해에도 미국 주식으로 돈이 들어올 것”이라며 “채권에 비해 주식이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를 논증하기 위해 웡 투자전략가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배당수익률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를 비교했다. 그는 “최근 시가 배당수익률이 국채수익률보다 높은 현상이 나타났다”며 “미국에서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 형태의 주주환원을 더 선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히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배당수익률은 주가와 반비례한다.
신흥국 시장에 대해서는 “세계 경제 전망이 좋기 때문에 주식을 담기에 시기상 적절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 증시에 대해서는 “기술주 중심으로 유가증권시장의 주당순이익(EPS)이 회복될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회복 주도 종목 중 대다수가 경기순환 업종에 있다 보니 내년도 전망에 대해서는 입장을 쉽게 정리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유재홍 AB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글로벌 채권시장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올 한 해 90%의 확률로 각국 중앙은행이 지금의 정책금리를 유지하거나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국채만 보유하기보다는 미국 내 모기지와 연계된 유동화 자산이나 미국 BBB 투자등급 채권에 눈을 돌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들어 BBB 투자등급 채권의 등급 하향 우려가 빚어지면서 BB 투자등급 채권보다 금리가 높은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