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1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의 경기 인식과 가계 재정 관련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지만 조사 기간이 이달 10~17일이었던 탓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은 반영되지 않았다. 우한 폐렴이 반영될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20년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4.2로 전월대비 3.7포인트 상승했다. 좀처럼 오르지 않았던 소비자심리지수가 2018년 6월(105.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2003~2018년 장기 평균을 100으로 두고, 이보다 높으면 소비심리가 낙관적인 것으로 본다.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인 것으로 해석한다.
수치에 나타난 대로 이달 경기와 가계 재무상황에 대한 인식은 개선흐름을 나타냈다. 미국과 중국이 1단계 경제·무역 합의문에 서명한 영향이 컸다. 현재경기판단(78), 향후경기전망(87)이 각각 4포인트, 5포인트 상승했다. 가계수입전망(101), 소비지출전망(110) 역시 3포인트, 1포인트씩 올랐다. 현재생활형편(93)은 1포인트, 생활형편전망(97)도 3포인트 높아졌다.
주택가격전망(116)은 9포인트 하락하며 10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으로 인해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되고 경기 관련 인식이 개선되면서 금리수준전망(95)은 4포인트 올랐다.
다만 설 연휴 동안 확산된 ‘우한 폐렴’의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은은 과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와 같이 발병 다음달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메르스가 발병했던 2015년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5.0에서 6월 97.7로 급락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코로나바이러스 여파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고 봐야 한다”며 “만약 상황이 더 심화된다면 내달 소비자심리지수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한 폐렴 여파로 국내 주가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28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대비 3.09% 급락하며 2180선을 밑돌았다. 이는 2018년 10월 11일(-4.44%) 이후 1년 3개월여 만에 최대 낙폭이다. 코스닥 지수도 3.04% 하락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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