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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근로자 이사회 참관제'도 확산…1년도 안돼 30곳 도입

[산은 노동추천이사제 추진]

노사 갈등에 공공기관 경영효율성 저하 우려





공공기관의 경우 ‘노동이사제’ 이전 단계로 볼 수 있는 ‘근로자 이사회 참관제(근로자 참관제)’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근로자 참관제는 근로자 대표가 기관의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않지만 이사회에 배석해 참관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이사회 안건 자료를 받아보거나 필요시 발언도 가능해 노조의 입김이 세진다는 우려가 크다. 그럼에도 정부가 적극 독려하고 있는 만큼 이 제도를 도입하는 공공기관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한국수자원공사·정보통신산업진흥원·도로교통공단·한국장학재단 등 30개 공공기관이 근로자 참관제를 도입했다. 지난해 1월 공공기관 9곳에서 시작된 근로자 참관제는 9개월 만에 28곳으로 늘었다가 최근 한국국제협력단·한국언론진흥재단 등 2곳이 새로 추가됐다. 제도 도입이 본격화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전체 공공기관 340곳 가운데 약 10%가 채택한 셈이다.

근로자 참관제를 도입하는 공공기관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5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혁신성장전략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도 공공기관의 근로자 참관제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이사회 참여나 이사 추천 등 노사협력적 운영 방안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독려하고 있는 만큼 근로자 참관제를 도입하는 공공기관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근로자 참관제 도입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세웠던 ‘공공 부문 노동이사제’에서 출발했다. 정부는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작업이 지지부진하자 근로자 참관제로 선회했다.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려면 공모 절차와 관계없이 근로자대표나 시민단체의 추천인을 이사회에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반면 근로자 참관제는 내부 이사회 운영 규정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시행할 수 있다.

정부는 근로자 참관제로 공공기관 경영 투명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반면 노사 갈등이 부각되면서 경영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사회는 기업을 살릴 수도, 망하게 할 수도 있는 중요한 위치로 나눠 먹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방만 경영 의혹을 받는 공공기관의 이사회가 망가지면 앞날은 뻔하다”고 말했다. /세종=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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