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발로 인해 중소기업이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31일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유관기관 관계자들과 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책 긴급회의에서는 중국에 진출한 기업과 국내 기업의 피해 현황이 논의됐다. 당장 파악된 피해는 미미하지만, 수출입부터 판로 확보까지 기업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게 참석자들의 공통된 견해였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관계자는 “중국으로 파견 갈 예정인 기업은 출국을 내달 9일로 미루고 있다”며 “중진공의 중국 수출인큐베이터(BI) 50개 입주기업 가운데 1,500만원 규모의 계약 중지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도 “원재료 조달 문제가 몇 사례 접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전일 50개 중국 수출입기업에 전화로 피해 상황을 긴급하게 파악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향후 중국공장 가동중단, 소비감소가 이뤄지면 타격이 우려된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며 “A사는 대체부품을 걱정했고 의료기기수출업체인 B사는 전시회 취소로 인한 물품,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렌즈안경수출업체 한 곳은 이미 수주한 제품 생산을 마쳤는데, 중국으로 수출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며 “중기중앙회에서 올해 3월까지 중국과 홍콩에서 9곳 전시회를 열 계획이었는데 아직 취소 발생은 없지만, 취소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바이어가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연락이 두절되거나 계약을 취소하는 등 피해 건수가 5~6건 발생했다”며 “물류 차질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춘절 연휴 영향인지, 신종 코로나 때문인지는 연휴가 지나봐야 안다”고 전했다. 한국중소벤처무역협회 관계자는 “수입국 중 한 곳인 중국에서 원단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마스크업체도 있다”며 “원단 수급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마스크 업체들의 요청이 있다”고 전했다.
참석 기관들은 이미 자체적으로 대응반을 꾸리고 일일보고체계를 갖춰 피해 현황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기술보증기금 관계자는 “기관 자체적으로 해외사업은 하지 않고 있지만, 일일보고 체계를 갖춰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이날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코트라, 대중소농어업협력재단은 불참했다. 회의를 주재한 노용석 중기부 글로벌성장정책관은 “우선 정확하게 어떤 기업이 진출했고, 어떤 기업이 피해를 입었는지 정보 파악을 한 후 대책이 필요하다”며 “중기부도 파견관과 한인회 등을 통해 정확한 피해현황을 파악한 뒤 유관기관과 협력해 신속하게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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