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064350)이 프랑스·일본 등 해외 선진 업체와 치열한 접전 끝에 싱가포르 신규 노선 전동차 사업을 처음으로 수주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육상교통청 본사에서 주롱 지역선 전동차 186량 납품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수주 규모는 3,586억원이다. 오는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납품할 계획이다. 주롱은 싱가포르 남서쪽 공업지대로 대규모 상업지구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향후 말레이시아를 잇는 고속철도의 정차역 건설이 기대되는 지역이다.
LTA는 세계 전동차 업계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과 관리 능력을 요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프랑스·일본 등 해외 선진 철도차량 제작사가 주로 LTA에 철도 차량을 납품해왔다. 이로 인해 주롱 지역선 수주전에서도 현대로템의 수주 가능성은 낮게 점쳐졌다. 그러나 현대로템은 LTA에서 요구하는 항목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시하며 기술·가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이번 수주전에서 승리자가 됐다.
현대로템의 무인 전동차 납품 실적도 이번 수주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로템은 2016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2호선 전동차 232량 등 지금까지 2,000량 이상의 무인운전 차량을 수주했다.
주롱지역선 전동차는 운행 최고속도 시속 70㎞에 3량 1편성으로 구성되는 무인운전 차량이다. 주요 장치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해 고장을 예방하고 정비주기를 최적화하는 ‘상태기반 유지보수(CBM) 시스템’이 적용됐고 차량 하부 카메라와 센서로 선로 상태를 자동으로 확인하는 ‘자동 선로 검지(ATI)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현대로템의 한 관계자는 “철저한 준비 끝에 글로벌 선진 철도 업체를 제치고 싱가포르 전동차 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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