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인도네시아 금융 시장에서 디지털금융이 또 다른 승부처가 될 것입니다.”
박종진(사진) 인도네시아 하나은행법인 부행장은 디지털금융에 집중하고 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국내 은행의 해외진출 성공 사례로 꼽히는 하나은행이 이번에는 새로운 수익 기회를 디지털 전략에서 찾았다. 박 부행장도 인도네시아에서 하나은행 모바일뱅킹의 경쟁력을 시종일관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앞선 국내 정보기술(IT) 시스템을 기반으로 삼아 인터넷과 모바일뱅킹 등 거래 편의성을 앞세워 현지에서도 서비스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박 부행장은 “하나은행만의 경쟁력을 더 높이기 위해 모바일 스마트뱅킹 솔루션 등 디지털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스마트폰 사용인구는 8,800만명. 전체 인구수 2억6,000만명으로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에서 스마트폰 사용인구가 1억명에 달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디지털뱅킹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게 박 부행장의 설명이다.
그는 “인도네시아 디지털뱅크는 ‘하나’로 통한다는 목표 아래 올해를 디지털 전환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선두에는 인도네시아 인터넷전문은행이 있었다. 하나은행은 네이버 라인파이낸셜아시아와 제휴해 인도네시아 디지털뱅킹을 본격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으면 현지 외국계 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인터넷은행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박 부행장은 “현지 은행 두 곳이 인터넷은행으로 출범했지만 플랫폼 비즈니스의 이해 부족으로 크게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플랫폼 활용도가 높은 라인을 통한 인터넷은행이 출범하면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인도네시아 하나은행 모바일뱅킹과의 역할 분담 역시 자신했다. 박 부행장은 “인터넷은행은 비교적 젊은 고객이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기존 모바일뱅킹과 인터넷은행이 충돌한다기보다 시너지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나은행이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금융에 승부를 거는 배경은 인도네시아가 1만8,000개가 넘는 섬나라라는 점이다. 국토의 동서 길이가 미국 본토 길이를 능가할 정도로 길어 은행 서비스가 미치지 않는 지역이 많은 형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률이 높아 디지털금융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박 부행장은 모바일뱅킹과 인터넷은행이 동시에 가동되면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한국 내에서도 하나은행 디지털금융에 대한 시각이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라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박 부행장은 인터넷은행의 성공을 위해 메신저 서비스 효용에도 집중했다. 페이스북 자회사인 왓츠앱이 인도네시아에서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요인을 분석해 점유율 2위인 라인을 통한 디지털뱅킹의 전략화를 구상했다. 박 부행장은 “이미 인도네시아 시장의 특성과 고객 선호도 조사를 반영해 각종 예금과 소액대출, 송금결제 서비스 등 사업모델을 구체화해나가고 있다”며 “현지인들에게 친숙한 라인의 콘텐츠와 현지법상 허용 범위 내에서 최적화된 본인확인(e-KYC) 프로세스 등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어 연내 본격적인 서비스가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카르타=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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