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강수 ‘상가의신’ 대표·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많은 상가 투자 전문가들이 ‘상가의 명당은 코너자리’라고 말한다. 필자 또한 상가의 명당자리가 코너자리라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코너자리에 신규로 들어서는 상가건물에도 투자를 결정하는데 고려해야 할 필수 전제조건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임대를 맞출 수 있는 현실적인 분양가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코너자리 상가를 선호하고, 공급자들도 이를 알고 있다. 하지만 코너자리는 건물 설계구조 및 입지의 특성상 공급량이 적어 수요 대비 희소성이 있다. 또 A급 자리인 만큼 분양가에 프리미엄이 녹아들어가 있어 더 높은 분양가에 공급이 된다.
문제는 코너자리일 경우 물불 안 가리고 무조건 계약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분양시점에도 가장 먼저 팔리는 곳이 코너자리인 경우가 많다. 코너자리면 무조건 투자 성공이라는 식의 판매업자들의 행태도 잘못됐다고 할 수 있다.
높은 가격에 산 코너자리는 일정 수익률을 거두기 위해서 높은 임대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 계약 시점에는 비싸게 투자한 만큼 자리도 좋고 임대료를 잘 받을 수 있어 수익률이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준공이 되고 임차인을 유치할 때에는 생각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아무리 자리가 좋아도 공간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임차인이 올릴 수 있는 매출이 한계가 있고, 임대료를 높이는 데에도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너자리보다는 코너 바로 옆 자리 상가를 노리라고 조언한다. 통상 코너자리는 입지가 좋고 그만큼 임대료 부담이 더 큰 편이기 때문에 이를 감당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들어오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다만 코너자리 면적은 대부분 전용면적 33㎡(10평)에서 40㎡(약 12평) 사이로 설계되기 때문에 영업장으로서 공간이 협소한 경우가 많다. 이때 해결방법은 코너자리 바로 옆 매장을 터서 같이 운영하는 것이다.
상가는 도면상으로는 101호, 102호와 같은 식으로 점포가 쪼개어져 있지만 실은 대부분이 나무로 만든 가벽이기 때문에 쉽게 허물 수 있다. 상가 현장에 사업개요 문의를 할 때에도 점포 수를 문의하면 총 몇 개 점포인지 확정지어서 말하지 않는 일이 많다. 점포주나 임차인이 사용하기 나름이기 때문인 현장이 많기 때문이다.
코너자리 바로 옆 점포는 가격적으로도 분명 메리트가 있다. 김포한강신도시 H상가의 지상 1층 코너자리는 분양가가 3.3㎡당 2,700만 원대, 코너자리 바로 옆 점포는 2,500만 원대로 공급됐다. 코너자리보다 코너 바로 옆 점포가 7% 이상 저렴하게 나온 셈이다.
만약 코너자리와 바로 옆 점포를 터서 같이 쓴다면 무조건 코너 바로 옆 자리가 더 이득일 가능성이 높다. 코너 옆 점포가 코너자리보다 분양가가 저렴하지만 면적에 따라 코너자리와 동일한 임대료를 받을 수 있으니 투자 수익률이 더 높게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팁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굳이 비싼 코너자리 상가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 신규 상가 투자 시에는 분양가 대비 현실적 임대수익을 따져야 하고, 좀 더 넓은 시야에서 상품을 둘러보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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