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가 양혜규(49·사진)가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하고 현대자동차가 후원하는 ‘MMCA 현대차시리즈 2020’의 작가로 선정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6일 선정작가 양혜규에 대해 “전 지구적인 동시에 일상적이고 토속적인 재료로 구성한 복합적인 조각과 대형 설치 작품으로 잘 알려진 작가”라며 “서사와 추상의 관계성, 여성성, 이주와 경계 등의 주제 의식을 다뤄왔다”고 소개했다.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서울과 독일을 기반으로 활동해 온 양혜규는 베니스 비엔날레, 카셀 도쿠멘타13 등 대형 국제 미술행사에 초대됐다. 최근에는 파리 퐁피두센터, 쾰른 루트비히 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 테이트 모던 등 권위 있는 미술기관에서 전시를 여는 등 동시대 미술계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8년에는 대한민국문화예술상(대통령표창)과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볼프강 한 미술상을 수상했고, 현재는 모교인 프랑크푸르트 슈테델슐레 순수미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MMCA 현대차 시리즈 2020’로 선정된 그는 오는 8월 29일부터 내년 1월 1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40여 점의 작품을 다채롭게 펼쳐보일 예정이다. 양 작가는 빛을 가리는 동시에 투과시키는 블라인드를 소재로 15년 이상 작업해 왔다. 이번 전시에는 높이 10m에 달하는 움직이는 블라인드 조각 ‘침묵의 저장고-클릭된 속심’을 선보인다. 작가의 오랜 관심사인 ‘살림’이라는 주제도 신작으로 태어난다. 작품 ‘소리 나는 조각의 사중주’(가제)는 가정의 일상생활에 활용되는 물건들을 확장된 형태로 만들어 은유적으로 사유적인 의미로 다시 보게 할 계획이다. 미술관 측은 “공기의 온·습도 차이로 생기는 대기의 움직임과 같은 자연 현상을 디지털 벽화와 대형 풍선 형태의 광고 설치물로 형상화한 신작을 공개할 예정이며 이들은 냄새, 빛 등 비가시적인 감각을 다뤄온 지난 작업의 연장선에 있다”고 설명했다.
‘MMCA 현대차 시리즈’는 국내 중진작가 1명을 매년 선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10년짜리 후원 프로그램이다. 2014년 이불을 시작으로 안규철·김수자·임흥순·최정화·박찬경 등이 뽑혔고 대규모 개인전을 통해 신작을 보여줬다. 양혜규는 지난 2017년에 최정화·박찬경 작가와 더불어 ‘MMCA 현대차시리즈’ 작가로 선정됐고 3년에 걸쳐 전시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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