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신용도가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일주일간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세가 빨라지면서 한국 기업들의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생산라인 차질을 빚으면서 향후 수개월 간 내수 경기를 크게 악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무디스는 코로나19 사태 영향을 반영해 이달 초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이마트(139480)와 롯데쇼핑(023530) 등 유통업종이 위험하다고 언급했다. 대형마트 고객들이 붐비는 장소를 피해 오프라인 매장에 가는 것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방문자 중 확진자가 나오면서 일부 점포들은 임시 휴업하기도 했다. 온라인 채널에 대해서도 쿠팡과 마켓컬리 등 기존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이같은 현상들이 가뜩이나 취약한 영업실적을 제약하고 있다”며 “1분기 수익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디스는 앞서 이같은 내용들을 반영해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기존 ‘Baa3’에서 투기 등급인 ‘Ba1’로 강등한 바 있다. 롯데쇼핑에 대해서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하면서 등급 하향 가능성을 내비쳤다.
중국과 한국의 경기 침체와 소비 심리 약화로 자동차와 기술, 정유, 화학, 철강 분야 기업들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가 2.5% 줄어들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수요를 줄이고 자동차 산업 공급망을 교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같은 확산이 1분기 내 억제되고 2분기부터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재개될 경우 부정적 영향은 단기간에 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우리가 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한국 기업 대부분은 유동성이 충분하거나 자금 조달 능력이 있는 곳들”이라며 “한국 정부도 재정적 여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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