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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없어 강제휴가"...패션업계 '끝없는 겨울'

따뜻한 날씨로 겨울상품 매출부진

코로나 확산에 봄신상까지 직격탄

"온라인만이 살길" 앞다퉈 기획전

수출 비중 큰 OEM업체만 선방





“상인들 다 휴가 갔어요. 손님이 있어야 장사를 하지….” 한영순 동대문패션상인연합회장은 1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동대문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며 “봄 장사가 너무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이같은 불황은 도매 패션 시장의 메카인 서울 동대문 상권만의 일이 아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매장은 매출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기획전을 여는 등 온라인 판매에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뜻한 겨울로 인해 겨울 장사를 망친 패션업계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봄 매출까지 어려워졌다. 결국 패션업계는 대규모 ‘온라인’ 할인행사를 통해 오프라인 부진을 만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국 발(發) 물량 공급 우려로 촉발한 패션업계의 봄 매출 부진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소비 심리까지 위축되며 더욱 고착화하는 모양새다. 김동진 이스트엔드 대표는 “중국에서 코로나가 급속 확산할 때 중국에서 원단 등 패션 원부자재들이 넘어오지 않았다”며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감소하며 물량은 조금씩 들어오고 있는데 한국에서 코로나 19가 확산되고 있어 물건이 들어와도 수요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는 96.9로 전월대비 7.3포인트 하락했다. 하락 폭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타격이 미친 2015년 6월과 같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겨울에 이어 봄 장사까지 망칠 수 있다는 불안이 고조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4·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4,850억원, 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 21.1% 감소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의 지난해 4·4 영업이익도 65.9% 줄었다.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이던 휠라 역시 매출이 3.7% 늘어나는데 그쳤다. 겨울이 따뜻해 고가의 아우터 등이 잘 팔리지 않아서다.

패션업계는 ‘온라인’에 사활을 걸었다. LF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두 자릿수 정도 매출이 빠졌다”며 “대신 온라인에서 매출이 두 자릿 수 정도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코오롱 관계자는 “다양한 할인전과 기획전 등을 통해 온라인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에 공장을 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는 그나마 상황이 좋다. 코로나19의 직격탄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글로벌 아웃도어 및 스포츠 브랜드를 OEM하는 영원무역 관계자는 “해외 공장에서 OEM을 통해 다양한 업체의 물품을 공급하는 것은 여전히 상황이 좋다”고 설명했다. 영원무역의 지난해 4·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517억원, 3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76%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영원무역과 한세실업 등 OEM 업체는 수출 비중이 커 코로나19에 대한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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