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의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의 현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라인 개조에 다소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현지 당국에 출장 인력의 입국 제한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조만간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700여명의 엔지니어를 베트남 플렉시블 OLED 모듈 생산라인 개조에 투입해야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입국 제한 조치로 다소간 애를 먹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 비자 발급과 14일 격리 등의 문제로 설비 개조가 지연될 수 있다”며 “현지법인이 베트남 정부를 상대로 차질 없이 출장이 가능하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박노완 주베트남 한국대사 또한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삼성이 생산라인 가동을 위해 전문가 1,000여명을 베트남으로 데려올 필요가 있다”며 “전문가와 엔지니어들이 14일간 격리되면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의료당국이 발급하는 진단서를 받은 모든 사람은 정상적으로 베트남에 입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한 베트남 대사관 측은 지난달 29일부터 한국인에 대한 신규 노동비자 발급을 중단했으며 무비자 입국도 불허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베트남 현지 인력 투입이 늦어질 경우 향후 출시될 삼성전자(005930) 스마트폰 신제품을 비롯한 삼성디스플레이의 글로벌 고객사 제품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플렉시블 OLED는 유리 대신 플라스틱 등 구부러지는 재료를 사용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되며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력이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조사 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플렉시블 OLED 시장 규모는 지난해 182억9,000만달러에서 오는 2023년 327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DSCC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 시장 점유율이 2016년 87%에서 2025년 31%로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 등 BOE나 차이나스타 등 중국 업체의 발빠른 추격에 한국 업체의 수성이 힘겨운 시장이기도 하다.
다만 삼성전자의 베트남 스마트폰 생산기지의 경우 이번 입국 제한 조치에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미 수년 전부터 본사 파견 및 현지 인력으로 자체적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을 확보한 상태”라며 “당장 몇 백명을 출장 보내야 할 필요는 없고 스마트폰 생산공장 역시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철민·이수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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