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역대 최대 순매도세를 보인 외국인투자가가 10일에도 주식을 1조원 가까이 팔아치웠다. 이 가운데 금융투자회사와 연기금 등 기관은 유가증권시장 내 주식을 사들이며 ‘저가매수’에 나섰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는 총 9,876억원을 순매도했다. 총 1조3,125억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우며 역대 최대 순매도를 기록한 9일에 이어 1조원에 육박하는 주식을 매도했다. 이에 따라 이달에만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3조9,5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내다 팔았다.
외국인이 이날도 강한 매도세를 보인 이유는 세계 단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가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4.58% 하락한 31.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서정훈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이 같은 원인이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는 외국인 매도세가 더 나타날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기관은 총 6,113억원을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하며 6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금융투자회사가 총 5,034억원을 사들였으며 연기금도 1,815억원을 매수했다. 이를 두고 기관이 저가매수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문제로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밑돌았던 지난해 8~9월과 비슷하게 국민연금 등이 지속적인 매수세에 나설 수도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서 책임연구위원은 “코스피 2,000선 밑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바닥 수준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장기투자를 염두에 둔 연기금 입장에서는 적극적인 매수 구간이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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