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재정과 예산 조기집행 영향으로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가 사상 처음 1월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국세 수입도 첫 달부터 6,000억원 감소했다. 이번 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하기도 전이어서 경기 침체에 따른 세수여건 악화 및 재정 건전성 훼손이 올 해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10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3월호에 따르면,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1월 기준 3,000억원 흑자였지만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1조 7,000억원 적자를 보였다.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는 지난해 1월에 비해서도 흑자 폭이 각각 6조 6,000억원씩 줄었다. 이는 지난 201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1월 수지로는 가장 악화된 수치다.
올 1월 총수입은 51조 2,000억원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1,000억원 감소했고, 총지출은 조기 재정집행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6조 5,000억원 늘어난 50조 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년 만에 세수결손이 발생한 데 이어 올해도 경기 부진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으면서 1월 국세수입은 36조 5,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6,000억원 줄었고, 세수진도율은 0.1%포인트 떨어진 12.5%에 그쳤다. 기업실적 악화와 수입 감소로 법인세와 관세가 1년 전보다 덜 걷힌 영향이다. 법인세의 경우 기업들의 영업이익 부진으로 전년 동월보다 2,000억원 감소한 1조6,000억원에 그쳤다.
수입은 줄어드는데 씀씀이는 커지면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10조3,000억원 규모의 적자 국채를 발행하기로 해 올해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41조5,000억원(GDP 대비 -2.1%),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82조원(GDP 대비 -4.1%)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4.7%)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GDP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18년 35.9%에서 2019년 37.2%, 올해 41.2%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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