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노인일자리 사업 등이 중단되면서 지난달 일을 잠시 쉬는 일시휴직자 수가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또 40대 구직활동 포기자(쉬었음)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만1000명 늘었다. 2004년 1월 6만2000명증가한 이후 2번째로 많은 것이다.
지난달 말부터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실제 고용 상황은 더 심각할 가능성이 높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83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49만2,000명 늘었다. 60세 이상 취업자가 1982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인 57만명 늘어나면서 전체 취업자 수 증가를 이끌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0.0%로 월간 통계를 시작한 1982년 이후 2월 기준으로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일을 하지 못한 취업자도 크게 늘었다. 코로나19에 따른 노인일자리 중단 영향으로 일시휴직자 수는 전년 동기보다 14만2,000명 늘면서 2011년 9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병·사고·연가·교육 등으로 잠시 일을 쉬는 일시휴직자는 급여를 못 받더라도 복귀가 확실하면 취업자로 분류된다. 정부는 통상적으로 명절 등 연휴에 일시휴직자가 증가하지만, 이번엔 코로나19로 인한 휴업·휴직이 늘고 재정일자리 사업마저 중단되면서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산업별 고용상황도 희비가 엇갈렸다. 숙박·음식업 취업자 수는 1만4,000명 증가하는데 그치면서 지난 1월 증가 폭(8만6,000명) 대비 크게 줄었다. 예술스포츠여가업과 시설관리업도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둔화되고, 교육업의 경우 취업자가 감소하는 등 일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영향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 등 영향으로 택배 이용이 늘면서 운수 및 창고업 취업자 수는 9만9,000명 늘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20만2,000명)도 취업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
코로나19 영향은 3월 고용동향 조사에서 더 크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2월 조사는 확진자가 급증하기 전인 지난달 9~15일 사이에 이뤄졌다. 3월 고용동향 조사는 오는 15일부터 한 주 동안 진행된다. 정부 관계자는 “관광객 급감, 숙박음식·도소매 매출 감소, 공연·경기 취소 등 전반적인 서비스업 업황이 악화됐다”며 “상당수 서비스업종 고용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로 일용직이 대폭 줄어들면서 당분간 후유증을 겪게 될 것”이라며 “세금으로 만든 일자리로 고용상황이 좋아졌다고 보지 말고 정확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조지원기자 jw@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