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권금리가 큰 폭으로 튀어 올랐다. 외국인들 주식시장에서 약 1조2,000억원 규모로 순매도한 가운데 국채선물 시장에서도 팔자에 나서 현물 채권금리의 급등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8.7bp(1bp=0.01%포인트) 상승한 연 1.149%에 마감했다. 10년물의 금리는 1.570%로 끝나 전일보다 18.3bp가 뛰었다. 이 밖에 국고채 20년물과 30년물도 각각 13.8bp. 14.3bp씩 뛰었다.
그간 국고채 금리는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 역시 반영되면서 채권 강세를 이끌었다. 이에 최근 국고채 3년물이 장중 0%대에 들어갈 정도로 금리는 크게 떨어졌었다.
하지만 이날 채권금리는 국채선물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매도에 나서자 금리가 크게 뛰었다. 실제 외국인들은 3년 국채 선물 2만계약 가량을 순매도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약 2조원대에 달한다. 하루에 국채 선물시장에서 1만 계약 이상 매도에 나서는 건 이례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글로벌 증시가 연일 폭락을 기록하고 금융시장의 유동성 위축 우려가 커지자 외국인들이 안전자산으로서 의문이 가는 한국 채권을 대거 매도해 금리를 크게 끌어 올린 것이다.
여기에 채권 물량에 대한 부담도 금리를 급등하게 한 이유로 꼽힌다. 최근 코로나 19 이후 추경의 증액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자 적자 국채 발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시장의 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시장의 불안이 가중되자 구두 개입에 나섰다. 한은은 이날 “국채금리 급등 등 채권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필요 시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적절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 사태의 영향 등으로 국내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수단을 적극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알린 바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시장은 다소 안정을 찾아가는 양상이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국채금리 상승은 안전자산으로서 훼손보다는 극단적 현금화에 따른 것”이라면서 “단기 불안 심리가 완화된 이후 국내외 재정 및 통화정책의 조합이 확인되면 다시 안정심리 회복할 것”이라고 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