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채권, 금 등 안전자산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채권, 금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269개의 국내 채권형 펀드는 최근 1년간 평균 2.89%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국내 주식형 펀드가 이 기간 동안 평균적으로 -10.75%의 수익률을 올린 것과 크게 대조되는 성과다. 국내 채권형 펀드 중에선 국고채형이 4.16%로 성과가 가장 좋은 상황이다. 최근 국고채 3년물의 금리가 최근 0%대까지 내려오는 등 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펀드의 수익률도 껑충 뛰어 오른 것이다. 채권은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며 채권의 금리가 내려가는 건 그 만큼 채권의 몸값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채권형 펀드 역시 금리가 내려갈 때 기존에 보유한 채권을 매도해 차익을 얻는다.
해외 채권형 펀드도 고수익을 기록 중이다. 미 국채 10년물의 금리가 이달 사상 처음으로 0%대로 떨어지는 등 초강세장이 이어지면서 해외 채권형 펀드의 1년 간 평균 5.72%의 수익을 기록 중이며 특히 북미채권형 펀드는 13.30%까지 수익률이 치솟았다.
금 펀드의 성과는 더 빛난다. 금 펀드는 1년 구간에서 평균 25.25%를 성과를 냈으며 올 연초 이후에는 4.86%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한 여러 테마형 펀드 중 연초 이후 플러스 수익을 내고 있는 건 현재 금 펀드가 유일하다.
채권과 금의 몸값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급등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에서 시작한 전염병이 팬데믹(pandemic·대유행)으로 확산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을 시작으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연이어 내리는 통화완화 정책도 채권과 금에는 유리한 환경이다. 이에 당분간 안전자산에 대한 쏠림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으며 이들을 주로 투자하는 펀드 역시 긍정적 전망이 많다. 다만 일각에서는 안전자산의 가격이 급작스럽게 높아진 데다 바이러스의 확산 추세가 꺾일 경우 수익률도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