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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3년만에 국채 1.5조 사들여...사실상 양적완화

11년만에 증권사 상대 RP 매입

내달부터 은행채 매입도 나서

한국은행이 19일 증권사들을 상대로 11년 만에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에 나서고 1조5,000억원 규모의 국고채를 사들이기로 하는 등 흔들리는 채권시장의 안정을 겨냥해 사실상 양적완화에 돌입했다. 한은은 공개시장운영 정책을 본격적으로 가동해 다음달부터 은행채 매입도 시작하며 최대한 돈을 풀 방침이다.

한은은 이날 오전 비은행 기관 대상 RP 매입 경쟁입찰을 실시했다. 14일물 대상으로 1조원 규모로 진행됐으며 응찰액은 1조7,000억원에 달해 평균 낙찰금리는 0.82%로 결정됐다. RP 매입은 한은의 공개시장운영 중 하나로 시중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인데 은행이 아닌 증권사들을 상대로 돈을 푼 것은 지난 2009년 2월 이후 처음이다. 금융시장 상황을 위기로 보고 대응에 나선 셈이다. 이날 입찰에는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신영증권·NH투자증권·한국증권금융 등이 참여했다.

한은은 이와 함께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1조5,000억원(액면가 기준) 규모의 국고채 매입을 20일 오후 실시한다. 대상 증권은 만기 3년·5년·10년의 국고채권 5종으로 한은이 국고채를 직접 매입한 것은 2016년 11월 이후 3년여 만이다. 11조7,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이 국회를 통과해 재원 조달을 위해 정부의 국채 발행이 이어지면 시중 자금이 몰려 이미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을 더욱 위축시키는 ‘구축 효과’가 예상되자 국채 매입을 선제적으로 늘린 것이다.

한은은 다음달부터 RP 매입 대상 증권에 은행채를 새로 포함시키기로 해 추가 RP 매입도 예고한 상태다. 한은은 2008년 금융위기에 대응해 은행과 증권사 RP를 16조원 넘게 사들인 바 있어 향후 본격적인 양적완화가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주변에서는 통화안정증권 발행을 줄이거나 중도 환매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업체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를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30조원으로 5조원 증액하면서 대출 금리도 기존 0.50~0.75%에서 0.25%로 낮췄다.
/손철기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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