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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통화스와프 막전막후] 홍남기, 미국에 레터 보내 600억弗 끌어내

스티븐 므누신 美 재무장관에게 자필로 '국제공조 차원에서의 금융안전망 필요성 강조'

직후 국회에서 "내막적으로 노력" 밝혀

과거 워싱턴 재경관 시절 미국과 첫 체결 인연도

한국은행에선 유상대 부총재보가 큰 역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회의 개최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이 미국과 10년 만에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면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에게 레터를 보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내막’이 밝혀졌다.

20일 기재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600억달러 규모로 양자 간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었다. 기간은 최소 6개월(2020년 9월19일)이며 추가 연장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는 지난 17일 국회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를 위해) 내막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고 시장에서는 ‘내막’에 대한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당시 그의 발언은 므누신 미 재무장관에게 레터를 보낸 직후로 전해졌다. 자필로 쓴 레터에는 통화스와프 뿐만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국가간 공조에 있어 미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내용과 함께 국제공조차원에서의 금융안전망 필요성을 담았다. 홍 부총리와 므누신 장관은 지난달 사우디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도 따로 시간을 내 면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세계시장 불안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통화스와프로 완전히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외화유동성 우려를 덜어냈고 실제로 달러 구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시장에 즉각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홍 부총리의 과거 경력과 인연도 다시 주목을 받게 됐다. 우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 달러 유동성 위기 우려가 고조되던 2008년 10월 3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를 통해 빠른 속도로 시장 안정화를 이뤄냈다. 당시 홍 부총리는 워싱턴에서 주미 대사관 공사참사관으로 근무하며 현지에서 발로 뛰었다. 홍 부총리는 사석에서 “미국 측 담당자를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가 설득했는데, 나중에는 왜 한국만 이렇게 집요하게 통화스와프 체결에 매달리느냐라는 말까지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한국의 통화스와프 체결 현황


기재부는 이번 성과의 주역을 한은에 돌렸다. 그동안 이주열 한은 총재는 국제결제은행(BIS) 이사로 선임된 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과 BIS 총재회의에서 만나면서 물밑 논의를 해왔다. 스위스, 캐나다 등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에서 지대한 공을 세웠던 유상대 한은 부총재보는 연준과 연락하며 실무 논의를 총괄하는 역할을 했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극비리에 추진됐고 전격 체결 소식은 19일 오후10시에 전파됐다.

한편 미국은 달러 유동성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우리를 포함한 9개 국가와 통화스와프라는 글로벌 공조체제를 구축했다. 한국은 이로써 총 1,932억달러 상당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게 됐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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