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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올라도 웃지 못하는 수출 中企

기계업체 해외시장 실종된데다

원자재 수입단가는 올라 이중고

'집콕' 덕 매출 늘어난 완구업도

환율 1.300원땐 순익 20% 급감

문구·자전거도 적자 우려 커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원·달러 환율이 단기 급등하면서 국내 중소기업이 환 리스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근 한·미간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로 환율이 진정 기미를 보이고는 있지만 해외 판로는 줄어드는 데다 원자재 수입 부담이 커지면서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가 실종돼서다. 특히 중국서 완제품을 수입해다 국내에 판매하는 완구·자전거 업체 등은 달러로 결제를 하다 보니 코로나19로 집안 활동이 많아지면서 국내 제품수요는 늘고 있지만 수입원가 부담으로 이익 상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계업체의 경우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피해가 커지고 있다. 과거처럼 환율이 오르면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이 늘었지만, 코로나19로 전세계 판로가 막혀 수출 증가는 고사하고 원자재 수입 부담으로 실적악화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방의 기계소재공단조합 관계자는 “지난 19일 환율이 한꺼번에 40원이나 올라 원자재를 수입해다 쓰는 업체들이 엄청난 손해를 보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수출도 안되는 상황에서 수입 원자재 원가만 올라 수출 기계업체가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과거 같으면 환율이 올라가면 수출이 용이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시장이 위축돼 수출은 줄고 제품 수입에 따른 부담은 올라가 손실을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외서 원자재를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수출 중기뿐만 아니라 중국서 완제품을 수입해 국내서 판매하는 완구·자전거 업체들도 실적 우려에 빠지기는 마찬가지다.

국내 완구업체 A사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경영부담을 자체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환율이 1,300원으로 상승하면 순이익의 15~20% 가 증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로 바깥 활동을 꺼리면서 집에서만 있는 이른바 ‘집콕족’이 증가해 국내 완구제품 수요는 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원가 인상 부담도 덩달아 커져 이익이 상쇄되고 있어서다. 완구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집안 활동이 많아지면서 국내 유아용 완구제품 수요는 늘고 있지만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원가 부담을 곧바로 제품가격에 전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매출이 늘어도 수익 개선은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온라인몰에 따르면 지난 2월10일부터 이달 8일까지 4주 간 교육용 블록완구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09% 급신장했다. 하지만 중국서 완제품을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는 구조다 보니 수입원가 상승에 따른 이익 개선 폭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문구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문구업체 B사는 해외 공장에서 일부 제품을 생산해 수입하거나 해외 문구를 수입해 국내서 판매해 오고 있는데,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사의 경우 지난 20일 원·달러 환율(1,242원)을 적용할 경우 25~30억원의 순이익이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돼 내부적으로 비상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 적자 전환한 B사는 환 리스크 부담이 장기화되면 올 연말에도 적자가 불가피해 2년 연속 적자 상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자전거업체 C사도 대부분 중국 현지서 생산해 국내서 판매하고 있는데 달러로 결제를 하다 보니 환 리스크에 노출돼 순이익이 5억~6억원 가량 날아갈 전망이다. 특히 자전거 업체의 경우 미세먼지 등으로 매년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에 따른 환율 상승 부담이 더해져 실적 악화가 더 가팔라 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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