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003620)에게 독자생존을 주문했다.
마힌드라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위기 우려로 기존에 추진했던 2,300억원 지원방안을 백지화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생존 절벽’에 내몰리게 됐다.
마힌드라그룹은 3일(현지시간) 특별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확정했다.
마힌드라 이사회는 “현재 현금흐름과 예상 현금흐름을 고려해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신규 자본을 투입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며 “쌍용차에 자금을 마련할 대안을 찾을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올 초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한국을 방문해 2,3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철회한 것이다. 당시 고엔카 사장은 “향후 쌍용차 회생에 필요한 자금 5,000억원 중 마힌드라가 2,300억원을 지급할 테니 국책은행에서 나머지 비용을 조달해달라”고 요청했었다.
마힌드라는 이 같은 판단의 이유로 코로나19를 꼽았다. 이사회는 “인도의 경우 현재 21일 간의 전면 봉쇄라는 유례없는 조치가 내려졌다”며 “자본분배 기준을 더욱 강화해 위기 상황과 그 이후에도 마힌드라가 견실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새로운 조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사회는 마힌드라 경영진에 쌍용차가 대안을 모색하는 동안 사업 운영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향후 3개월 동안 최대 400억원의 일회성 특별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도록 승인했다. 더불어 쌍용차 경영진이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마힌드라측은 이어 “9년간 원활하게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협력해준 노조의 노고에 감사한다”며 “쌍용차 노조가 코로나19로 촉발된 불운하고 예기치 못한 위기의 규모를 이해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쌍용차 회생의 마지막 희망이었던 모기업 마힌드라가 자금지원을 끊고 독자생존을 요구함에 따라 생존 자체가 위험에 처하게 됐다. 당장 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대출잔액 만기가 오는 7월 900억원이 돌아온다. 3개월 내 산업은행의 지급유예 등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부도를 피할 길이 없다. 산업은행은 모기업이 지원이 선행해야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종갑·김민형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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