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나랏빚이 1,700조원을 돌파하며 무섭게 불어나고 있다. 실질적인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54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해 지난 1990년 집계가 시작된 후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나라 곳간 상황이 이런데도 정치권은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현금살포 경쟁에 매몰돼 있다. 7일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2019 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부채는 1,743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0조2,000억원 늘었다. 확장재정에다 세수결손이 겹치며 재정적자 보전 등을 위해 국채 발행잔액이 50조9,000억원 증가한 영향이 컸다. 내년으로 예정됐던 장기재정전망 기준 물가상승률과 임금인상률 조정을 올해로 앞당기지 않았다면 1,800조원을 훌쩍 넘길 뻔했다.
중앙·지방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할 국가채무(D1)는 전년 대비 48조3,000억원 늘어난 728조8,000억원(GDP 대비 38.1%)으로 처음으로 700조원을 넘어섰다. 국민 1인당 1,409만원에 달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전년보다 43조2,000억원 악화해 12조원 적자로 전환했다. 2015년 이후 4년 만의 적자 전환이자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적자폭이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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