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재산세 과세표준 합산액이 9억원 이상이거나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이 넘는 고액자산가에 대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소득 하위 70% 이하 1,478만 가구에 가구원 수 별로 최대 100만원을 나눠주며 컷오프(배제) 대상은 약 12만5,000가구로 추정된다.
16일 관계부처가 발표한 긴급재난지원금 대상자 선정 세부기준에 따르면 건강보험료 기준 소득 하위 70% 가구에 들더라도 재산세 과표 9억원 이상,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 금융소득 2,000만원 이상인 경우 컷오프(배제)된다. 재산세 과표 9억원은 공시가로는 약 15억원, 시세로는 20억~22억원의 주택을 보유한 경우에 해당한다. 금융소득 기준은 이자·배당소득에 대한 종합과세와 분리과세 기준인 2,000만원으로 설정했다. 2018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을 연 1.6%로 가정할 때 약 12억5,000만원의 예금을 보유한 경우 발생하는 소득금액이다. 4인가구를 기준으로 건보료 기준점은 직장가입자는 23만7,652원, 지역가입자는 25만4,909원이 기준점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소득 하위 70% 지원 기준은 긴급성과 형평성, 한정된 재정 여력 등을 종합 감안해 많은 토의와 고민 끝에 결정한 사안”이라며 “여러 여건상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못한 국민들께는 너그럽게 헤아려주시길 다시 한번 간곡한 양해의 요청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양성일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은 “신속하게 조회 가능한 최신 공적자료를 기준으로 유동화하기 쉬운 금융재산을 포함해 사회 통념상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의 자산을 최대한 포괄하기 위해 재산세와 종합소득세 자료를 활용했다”면서 “종합부동산세는 상업용 부동산을 과세대상에서 제외해 한계가 있고, 개인별 과세여서 가구원이 부동산을 분산 소유할 경우 과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어 가구 단위인 긴급재난지원금 기준으로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날 임시국무회의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사업을 담은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확정했다. 7조6,000억원에 달하는 이번 추경안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전액 사용되며 지자체 재원 2조1,000억원을 합쳐 모두 9조7,000억원이 투입된다. 1인 가구는 40만원, 2인 가구는 60만원, 3인 가구는 80만원, 4인 이상 가구는 100만원을 준다. 정부는 추경안이 국회에서 처리되는 즉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가구 기준에 있어 ‘올해 3월29일 기준 주민등록법에 따른 세대별 주민등록표에 함께 등재된 사람’을 동일 가구로 보되 주소지가 다른 경우 피부양자인 부모(직계존속)와 다른 도시에 거주하는 맞벌이 가구는 다른 가구로 본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합산 보험료가 유리한 경우 동일 가구로 인정할 수 있다.
아울러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으로 최근 소득이 감소한 경우 이를 보완하기 위한 증빙서류도 구체화했다. 지역가입자의 경우 올해 2∼3월 소득이 감소했다는 증빙서류를 토대로 보험료를 가산정 한 뒤 선정 기준을 충족하면 된다. 증빙서류는 자영업자의 경우 카드사로부터 매출액이 입금된 통장사본이나 매출관리 시스템상의 매출액이고, 프리랜서·학습지교사 등 특별형태근로자는 용역계약서, 위촉서류, 노무 미제공 사실 확인서 등이다. 직장가입자의 경우 사업주가 건강보험공단에 신고하지 않았다면 근로자가 퇴직·휴직증명서, 급여명세서 등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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