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을 줄이지 않고서는 생존 자체가 어렵다”
김수호 맥킨지 한국사무소 파트너는 기술혁신과 오픈뱅킹 등 금융산업의 ‘판’이 바뀌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비용절감에 주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은행의 자본 효용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시나리오별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인공지능(AI)과 자동화 및 전통적 금융의 역할이 도전받을 때를 대비한 일종의 ‘매질연습’없이는 생존 자체가 어렵고 그 정점에 비용절감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파트너는 2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전 세계적으로 금융사가 5~15%가량의 매출 성장을 위해서는 비용절감이 10%가량 필요하다”고 말했다. 급격하게 디지털로 전환되는 금융환경에서 매출성장 자체가 10%를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10%이상의 비용절감이 수반 돼야 한다고 봤다. 그는 “비용절감 없이는 투자 재원 마련조차 어렵고 성장이 어렵다는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는 위기상황”이라고 현 금융환경을 진단했다.
무엇보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살아남는 ‘매질연습’을 강조했다. 김 파트너는 “개별 상황 마다 시나리오 플랜을 마련하고 대응해야 한다”며 “금융산업의 회복과 성장에 시간이 지연된다는 점에서 시나리오에는 비용절감이 반영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수합병(M&A) 등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국 금융지주들의 자산포트폴리오가 차별화없이 구성돼 있다는 지적도 이어갔다. 그는 “한국이 초대형 금융 그룹을 갖고 있지만 은행의 자산규모와 포트폴리오가 비슷하다”며 “한 곳이라도 비즈니스모델이 다르거나 포트폴리오 구성비율이 다를 때 변화에 대한 요구가 강해질 것”이라며 “결국 현재 한국 금융사들은 비슷한 경쟁 속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디지털 업체들의 도전도 금융사의 변화 필요성을 부채질 하는 요인으로 봤다. 김 파트너는 “전통적인 금융사들과의 경쟁이 아닌 디지털 업체와의 경쟁을 감안한 가치 제안의 개발이 시급하다”며 “판이 바뀌는 때는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수익의 안정성 측면에서 현재 금융사를 4개 그룹으로 정렬했을 때 30%가량이 도전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김 파트너는 “금융의 생존 방안으로 핵심영역 20~30개를 집중 공략하고 나머지 지원영역 등에서는 디지털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를 통해 고객뿐만 아니라 직원의 사용성과 만족도를 높이게 된다는 판단이다. M&A 가능성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 등 전통적인 금융과 다른 행위자들의 진입을 고려해 협업 비즈니스 구축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초대형 은행’이라는 부작용은 경계했다. 즉, 비용구조의 전환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모델과 포트폴리오의 차별화, 타켓 고객의 다양성 등이 향후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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