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정유업 위기와 관련해 “업계와 정부가 힘을 합해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이날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주재한 정유업계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산자부에서 모두 업계의 어려움에 공감했다”며 “오늘 이야기한 업계의 애로사항에 대해서도 신중히 검토한 뒤 많이 도와주시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 사장을 비롯해 김효석 대한석유협회장, 허세홍 GS(078930)칼텍스 사장, 류열 에쓰오일 사장,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산자부는 이날 정유업계의 건의를 받아들여 교통·에너지·환경세 납부 유예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달 말 납부를 3개월 유예할 경우 정유 4사 전체가 월 1조의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석유제품에 붙는 조세와 준조세 중 교통·에너지·환경세 유예의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최근 정유업계가 겪고 있는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석유수입부과금(90일)과 수입 관세(2개월) 납부 유예를 결정하기도 했다.
정유업계는 장기적인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세제 개편 방안 등도 산자부에 건의했다. 김 회장은 이날 “우선은 유동성 해결이 시급하지만 단기적인 처방만 가지고 위기를 극복하기는 어렵다”면서 “근본적인 세제 문제라든지 감세 문제 등도 건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 사장도 세제 개편과 관련해 “산자부가 세무·예산 당국과 협의할 사항이라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산자부에서 내부 과제로 계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간담회에 앞서 참석자들은 정유업계가 위기라는 데 입을 모았다. 조 사장은 “정유업계가 요즘 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악화 영향으로 상당히 큰 위기를 겪고 있다”며 “모든 회사가 어렵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수요가 감소한 정유업·항공업이 특히 어렵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1·4분기에만 3조 이상의 적자가 날 정도로 업계 상황은 최악”이라고 밝혔다. 허 사장도 “정부가 도와주시리라 생각하고 어려운 점을 토로하러 왔다”고 말했다.
다만 조 사장은 “2014년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잘 극복했던 것처럼 업계가 힘을 합하고 정부의 지원을 받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것”이라면서 “정유업이 후방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큰 만큼 저희도 스스로 많이 노력하고 위기를 잘 극복해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이라고 강조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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