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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기재부 차관 “이번 기회에 위생 수준과 근무 환경 개선돼야”

코로나19, 콜센터·요양원 등 약한 고리 파고들어

과거 호텔서 겪은 일화 소개하며 이중사회 지적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 인근 음식점에서 열린 ‘수출입기업 재무담당 고위급 임원 조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재부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26일 “콜센터, 요양원, 정신병원 등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났다”며 “이번 기회에 우리 사회 전반의 위생 수준과 근무 환경이 대폭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약을 넣으면 리트머스 시험지에 반응이 나타나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각 나라가 가진 약한 고리를 어김없이 파고들고 드러낸다”고 이같이 밝혔다.

김 차관은 “그냥 두면 최소 투입에 최대 회수를 목표로 하는 투자의 법칙이 작용해 열악한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며 “콜센터 직원 간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고 위생과 청결 수준이 개선되려면 생명의 기준이 새로 도입 돼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돈이야 더 들겠지만, 그것은 국민 모두의 건강을 위한 필수적인 투자로 봐야 한다”며 “개인이나 시설운영자가 전부 부담하기에 무리가 되면 공중보건을 위한 비용으로 간주하여 정부가 일정부분을 보전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 차관은 과거 한 호텔에서 겪었던 일화를 소개하며 위생과 근무 환경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휘황한 조명에 은은한 향이 흐르는 공간 아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열악한 환경을 본 적 있는데 현재 싱가포르가 겪고 있는 코로나19 위기가 닮은꼴이라고 주장했다. 김 차관은 “싱가포르는 인구가 570만명인 작은 도시국가인데 청소, 건설현장, 가사 돌보기 등 힘들고 고단한 일은 140만명에 달하는 이주노동자가 도맡아 한다”며 “동남아 국가에서 온 이주노동자는 대부분 열악한 집단거주시설에 모여 사는데 여기서 하루에 1,000명 이상씩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눈에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습격에 21세기 문명이 맥없이 멈춰서 있다”며 “누군가는 소를 잃고 외양간을 고칠 것이고 누군가는 요행을 바라며 가던 길을 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드러난 우리 안의 약한 고리를 진지하게 돌아보고 해법을 찾는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세종=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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